세계은행은 27일 중국의 GDP 성장률이 지난해 8.1%에서 올해 2.8%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세계은행은 27일 중국의 GDP 성장률이 지난해 8.1%에서 올해 2.8%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에 그칠 것이라는 세계은행(WB)의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도국보다 성장률이 뒤처진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 경제도 대중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끼게 돼 암울한 상황이다.

세계은행은 27일 중국의 GDP 성장률이 지난해 8.1%에서 올해 2.8%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산업생산, 내수, 수출 등이 차질을 빚었고 현지 부동산 시장 위기도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디트 마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은 강력한 부양책을 실시할 수 있는 엄청난 실탄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봉쇄 정책으로 인해 재정 부양책이 제한될 것이라고 결론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잇따라 중국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노무라홀딩스는 최근 중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3%로 하향 조정했고, 골드만삭스는 5.3%에서 4.5%로 수정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높아졌다. 이들 국가들이 수출하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코로나19 이후 내수가 회복되면서 경제 성장폭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에 한국 경제도 암울한 분위기다. 중국의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위완화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3~8월 6개월 동안 중국 금융시장에서 935억달러(약 133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고, 이에 위안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최근 위안화 가치는 2008년 이후 14년 동안 한 번도 깨지지 않는 달러당 7.2위안을 넘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와 위안화는 통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위안화 약세는 원화가치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최근 원화가치 하락에 대해 "9월 이후 엔화와 위안화가 절하되며 원화가 한국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비해 더 급격하게 절하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국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중 수출 전선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1년 전보다 5.4% 줄어었고, 6월(-0.8%), 7월(-2.7%)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에 한국도 중국의 경기 부양의 수혜를 상당 부분 누렸고, 중국이 안전판 역할을 했다"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는 건 한국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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