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경영정상화 자금 투입 부담 커졌다
노조리스크... 강성 노조와 관계 개선 숙제

서울 중구 한화그룹 사옥 전경. 사진=한화그룹 제공
서울 중구 한화그룹 사옥 전경. 사진=한화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화그룹이 2조원을 들여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결정했지만 풀어야할 숙제가  첩첩산중이다.

조선업 경험이 전무한 한화그룹이 맞닥뜨릴 첫 과제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채와 강성 노동조합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방산부문 확장을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단을 내렸다. 한화는 군함, 잠수함 등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특수선사업을 품어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 방산시스템을 완성했다.

그룹 관계자는 “인수 결정은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 극대화는 물론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라며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적극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에서도 대규모 자금력을 가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면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기대가 크지만, 한화그룹은 산은이 해결하지 못한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정상화가 지체되면서 추가 자금 투입에 대한 부담이 따를 수 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은 2016~2018년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2조3328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 받았다.

조선업은 회복세를 탔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는 여전히 불안하다. 부채비율은 2008년 368%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13%까지 뛰었다. 수주량은 호황세 덕분에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증권가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손실 전망치는 각각 5조9978억원, 5525억원이다. 막대한 추가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한화그룹은 이와 관련 “자산가치 재평가를 통해 부실을 해소한 대우조선해양은 향후 3년 반~4년간 일감인 288억달러(약 41조원)의 수주 잔량을 보유했다”며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부담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내놨다. 한화그룹 측은 다양한 분야의 인수합병(M&A)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노조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대우조선해양이 옥포조선소 하청노조 파업에 따른 손실로 집행부 5명을 상대로 47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가압류 걸었던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노조는 인수 과정에서 고용 승계 등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노조리스크’ 해결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관건이다.  

실제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과 논의를 통해 조선업 발전 전망과 기자재업체 유지 방안을 내놓는 것이 먼저”라며 “앞으로 매각 절차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금속노조가 헐값 매각이라고 반발한다. 인수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경영정상화를 두고 다시 노조와 부딪칠 수 있다"면서 "본계약 체결 이전에라도 노조와 소통 채널을 마련하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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