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건설 수주액 32조103억원, 전년 동기 대비 26%↑
하반기 돌파구 키워드 '오일머니', 중동시장 공략 본격 시작
GS건설·현대건설·삼성물산 등 실적개선… 하반기 전망 주목
"주요 건설사 수주·분양일정 하반기에 몰려… 반전 노릴 것"

올해 들어 혼란스러웠던 건설업계의 분위기 속에서도 해외수주 부문 등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올해 들어 혼란스러웠던 건설업계의 분위기 속에서도 해외수주 부문 등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건설업계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지만 분위기가 심상찮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응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맞물려 올 상반기 암울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하반기 새 정부의 규제완화 행보와 해외 수주부문 등을 보면 반등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이에 건설업계의 위기와 전망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혼란스럽고 어려움을 겪었던 건설업계에도 확실히 긍정적인 요소가 보인다. 주춤했던 해외 수주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호재가 터지면서 어느 때보다 밝은 전망이 예상된다. 특히 실적이 저조했던 상반기와 달리 주요 건설사들이 반등의 조짐을 나타내면서 하반기 반전된 분위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 실적 '호조', 중동사업 공략

30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24억95만달러(32조10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수주 건수는 전년 대비 12% 늘어난 375건, 시공 건수는 2248건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진출국도 3개 추가돼 86개국에 달한다.

연도별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보면 2018년 321억달러, 2019년 223억달러, 2020년 351억달러, 지난해 306억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수주액 200억달러 돌파 시기가 2개월 앞당겨져 지난해 수주액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올해 업체별 수주액을 보면 삼성물산이 49억547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24억8488만달러) ▲삼성엔지니어링(24억3517만달러) ▲롯데건설(14억2330만달러) ▲현대건설(10억9493만달러) ▲대우건설(10억180만달러)이 10억달러 이상 계약을 따냈다.

이들의 해외수주 성공 신화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8일 필리핀에서 1조9000억원 규모 마닐라 도심 관통 철도 공사를 수주했다. 필리핀 남부도시철도는 마닐라 도심에서 남부 칼람바를 연결하는 총 연장 56㎞ 철도 건설 사업으로 현대건설은 총 9개 공구 중 3개 공구(4·5·6 공구)를 담당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올 6월 6억3787만 달러 규모의 카타르 태양광 발전소 건설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올 7월 19억1434만 달러 규모의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공장(Taylor FAB1)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4억9233만 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와리 리파이너리 긴급보수공사 수주에 성공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7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주한 6억8452만 달러 규모 쉘 로즈마리&마조람 육상 가스 프로젝트 계약을 따냈다.

해외실적부문에서 가장 큰 돌파구로 평가받는 것은 ‘오일머니’다. 점차 해외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실패를 거듭했던 중동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자금력이 생긴 중동국가가 최적의 사업지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중동지역에서 많은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지만 이제는 코로나19 엔데믹이 도래하면서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 상반기 두바이유 가격은 평균 101.8달러로 지난해 상반기(63.5달러)보다 60.3% 뛰었다.

이에 중동국가들은 공격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는 분위기다. 중동 최대 발주처 중 한 곳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30% 이상 늘린 최대 500억달러로 설정했다. UAE 국영 석유회사인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도 올해부터 2026년까지 127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해외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선제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현지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며 “확실히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더욱 반등할만 하다. 중동 지역 주요 사업현황을 파악하고 인프라 확충에 따른 공격적 수주를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에는 주춤했던 실적이 개선된 건설사들이 많았다.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했던 건설사들도 하반기 반등의 기회가 충분해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올 상반기에는 주춤했던 실적이 개선된 건설사들이 많았다.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했던 건설사들도 하반기 반등의 기회가 충분해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주춤했던 실적 개선… "반등 노린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 2분 매출 3조3590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3%, 37.2%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신규 수주액은 8조5720억원을 기록해 올해 연간 목표치인 11조7300억원의 73% 달성했다.

현대건설은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5조5794억원, 17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7.3%, 24.4% 늘어났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부산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인 해운대구 우동3구역에서 시공권을 따내면서 창사 이래 최초 도시정비사업 8조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GS건설의 올 2분기 매출은 3조479억원, 영업이익은 1644억원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 31.6% 증가한 수치다. 올해 서울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과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 등을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에서 호조를 이어갔다.

반면 DL이앤씨는 올 2분기 매출 1조8770억원, 영업이익 1347억원에 그치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하는 등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은 일회성 실적과 급등한 원자재 가격으로 타격을 입었을 뿐 하반기에는 충분히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주요 건설사들의 대형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사업에서도 많은 계획이 예정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제는 필수로 자리잡은 신사업도 본격화되면서 주춤했던 실적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주요 건설사들의 수주·분양일정이 하반기에 몰렸다. 실적이 주춤했던 건설사도 많지만 하반기에 분위기가 반전될 확률이 높다”며 “국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대응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신사업도 중요한 실적 개선 요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도시정비사업과 해외 수주부문 모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건설사들이 가만히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요자들의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고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각사마다 강점을 살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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