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태풍 피해 제대로 대비하지 않아 큰 피해"
민주당 "포항시, 치적사업에만 집중한 게 직접 원인"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난 4일 열린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이강덕 포항시장(왼쪽)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난 4일 열린 행정안전부·인사혁신처·공무원연금공단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이강덕 포항시장(왼쪽)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초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 책임론을 두고 여야가 격돌했다. 여당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야당은 이강덕 포항시장을 각각 질타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 관련 사안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회장이 태풍 피해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점과 포항제철소 건립 당시 냉천 흐름이 바뀌면서 폭이 줄어 수해 피해가 컸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최 회장은 이와 관련 “냉천 범람은 짧은 시간 내 기록적인 폭우와 만조현상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포스코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태풍 전일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포항제철소) 전 공장 가동을 중지하는 등 비상조치를 취했다. 회사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당 측은 최 회장이 역대급 태풍이라는 예보에도 포항 상륙 당시에 서울에 있었으며, 태풍이 상륙하기 전에도 골프와 미술 전시회 일정을 소화하는 등 미흡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며 몰아붙였다. 

최 회장은 포항제철소 태풍 재난대책본부가 가동된 이후인 지난달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 전시회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일주일 전 재난대책본부가 가동 중인 상황에 골프를 치러가는 게 재난대책 책임자로 말이 되느냐. 책임져야 한다”고 질타하자 최 회장은 “시간대별 보고를 받고 있었다. 힌남노 상륙 당일 오전에도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매뉴얼에 재난대책 책임자는 제철소장으로 돼 있다”며 “최종 책임자는 회장이지만 책임이 다 분할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확한 피해 규모와 매출 타격에 대해서는 “매출 감소를 2조원 수준으로 밝힌 바 있다. 복구 비용은 추정하기 어렵다”며 “철강재 수급 문제는 수출물량 대체, 광양제철소 가동으로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태풍 피해가 포스코보다는 냉천 관리를 담당하는 포항시에 책임이 크다고 봤다. 이명박 정부 당시 친수시설 중심의 하천 정비사업으로 냉천 폭이 좁아졌고, 결과적으로 포항시가 치적 사업에만 몰두한 것이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피해의 원인은 기록적인 폭우와 기후 이상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라며 “일부 언론에서 지적한 사실은 맞지 않는다. 냉천 고향의 강 친수사업으로 통수(강물이 지나가는 공간) 단면을 더 늘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국가기간산업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는 포항만의 문제가 아니다. 집중호우와 만조에 대비한 재해대응시스템 개선 및 지원 관련 국가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