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소재를 흥미롭게 펼쳐낸 '으라차차 내 인생'
싱글맘과 사랑에 빠지는 입양아 '강차열' 역 맡아
무던하면서 존중해주는 남상지에게 많이 기대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30일 종영한 KBS 1TV 저녁 일일드라마 ‘으라차차 내인생'은 ‘싱글맘’, ‘입양’ 등 민감하고 또 어려운 소재를 흥미롭게 펼쳐냈다. 작품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의 의지, 위로, 감동, 공감을 선사한다. 매회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하게 사랑받은 작품은 2022년 9월,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으라차차 내 인생’을 통해 첫 지상파 주연을 맡아 열연한 배우 양병열. 그가 연기한 ‘강차열’은 밝지만 극 초반 벌어진 뺑소니 사건으로 트라우마를 지니고 살아간다. 이외에도 ‘차열’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작은아버지 ‘인규’(선우재덕)에게 입양된 후 양어머니의 차별에 대한 서러움을 느끼며 성장했다. 그는 사랑, 배신, 충격, 미안함 등 회를 거듭할수록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줬다.

배우 양병열. 사진=엔피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양병열. 사진=엔피오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자에게 그는 ”‘차열’이 뺑소니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하고 양어머니(박해미) 그리고 형(강성욱)과 사이가 좋지 않아 어두운 이미지였다“며 ”유일하게 대학 동기인 ‘승주’(차민지)를 만날 때면 이상적인 호감은 없음에도 밝아지고 풀어져서 내면의 어둠은 잠시 잊은 채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어요“라고 ‘차열’을 연기하며 어려웠던 점을 소개했다.

‘승주’외에 극이 전개될수록 싱글맘인 ‘동희’(남상지)와 감정을 키워가고 어둡던 ‘차열’이가 ‘동희’를 보면 설렌다. 감정적으론 분명 차이가 있지만 두 여성을 대할 때 다른 감정으로 밝아지는 ‘차열’을 표현하는 건 쉽지 않았다. 특히 ‘동희’, ‘승주’, ‘차열’. 셋이 만나는 장면을 촬영할 땐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할지 잠시나마 뇌 정지가 오는 걸 느끼기도 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많은데요. 가장 생각나는 건 ‘차열’이가 ‘동희’에게 뺑소니 사고 사실을 들켜서 무릎을 꿇고 비는 장면이에요. 한강에서 촬영했는데 그 장소는 ‘차열’이가 ‘동희’에게 좋아한다고 처음으로 고백한 장소이기도 하고. ‘차열’이가 ‘동희’에게 결혼하자며 프러포즈한 장소이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 있는 장소가 가장 비극적으로 바뀌게 되는 장면이라 마음이 아팠어요.“

사진=KBS 1TV ‘으라차차 내 인생’ 방송분 캡처
사진=KBS 1TV ‘으라차차 내 인생’ 방송분 캡처

‘동희’ 역의 배우 남상지는 실제로 양병열보다 연상이지만 극중 연하의 연인 설정이다. 양병열은 남상지가 ‘무던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약 8개월간 촬영하며 찡그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미숙한 점이 많아 실수도 잦고, 헤맬 때도 있었지만 묵묵히 기다려줬다. 쉽게 다가갈 수 있었고 연기 합을 맞추면서도 기댈 수 있었던 선배였다. 다양한 고민을 나누며 대화할 땐 존중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고마웠다.

”사실 저는 뺑소니 피해자가 ‘동희’ 오빠인 ‘재석’(설정환)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정말 많이 울었어요. 그런데 또 ‘동희’와 함께 울어야 하니까 서로 정말 많이 울었던 촬영이었어요. (웃음) 촬영 장소가 한강이잖아요. 여름이고. 그래서인지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분들이 많았어요. 유람선도 지나가고 보트도 타시고.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드시는데 카메라에 찍혀서 다시 촬영하기도 했어요.“

배우 양병열. 사진=엔피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양병열. 사진=엔피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말 재미있었던 건 어디선가 쿠쿵쿠쿵 클럽 음악 소리와 ‘왼쪽으로, 이번엔 오른쪽으로, 꽉 잡으세요’ 라며 보트가 지나가는 거예요. 저와 남상지 씨는 엉엉 울고 있었는데요. (웃음) 그 상황이 웃기기도 하면서 울고 싶고 많이 힘들었어요. 그렇게 되면 재촬영을 해야 하니까요. 그 부분만 다시 촬영하면 감정 연결이 안 되니 처음부터 다시 촬영했는데 더운 날 제작진 모두 고생 많이 하셨어요. 힘들게 촬영한 만큼 저희 감정이 잘 담겨 시청자분들께 임팩트가 강하게 다가온 장면이 아닌가 싶어요.“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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