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 이용자 카카오톡 뒷배… 규모의 경제 달성에 유리해
데이터 분석 능력도 탁월… 서비스 고도화 등 편의성 높일 듯
업계 "미니보험이나 팔겠다고 이 시장 진출한 것은 아닐 것"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노란 메기' 카카오가 야심차게 준비한 보험사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공식 출범했다. 다른 빅테크 기업이 보험대리점 혹은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을 만들어 산업에 진출한 것과 다른 행보다. 거대 플랫폼을 뒷배로 둔 빅테크의 첫 보험회사가 업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와이어>는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이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해 살펴봤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출범하고 영업에 돌입했다. 사진=카카오페이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출범하고 영업에 돌입했다. 사진=카카오페이 홈페이지 캡처

최근 출범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사를 보는 업계의 시선이 묘하다. 업계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내놓은 첫 상품 '금융안심보험'에 관해 '혁신이 없었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견제의 시선은 거두지 않고 있다. 얕잡아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모습이다.

업계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출현에 긴장한 이유는 태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이전에 출범한 타 디지털손해보험사는 은행(신한EZ손해보험)이나 보험사(한화손해보험)를 뒷배로 뒀다.

반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모회사를 빅테크 기업인 카카오페이로 두고 있다. 더욱이 할아버지 회사는 전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로 5000만명 가량의 이용자를 보유한 기업이다. 

확실한 것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이 뒷배를 영리하게 활용할 게 뻔하다는 점이다. 빅테크가 금융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금융서비스와 비금융 주력서비스(카카오톡)의 상호보완성으로 만드는 규모의 경제에서 나온다.

보험상품 가입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에서, 보험료 결제는 카카오페이에서, 보험금 청구 프로세스는 카카오톡에서 가능토록 하는 방식이다. 이미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과 연계로 톡톡한 시장지배력 확대 효과를 거뒀다.

기존 플레이어들에 비해 높은 데이터 분석능력도 강점이다. 빅테크는 금융업에 진출해 몸집을 키울 때,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만들고 네트워크 참여자의 활동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확대된 활동은 다시 새로운 고객데이터를 형성하는 순환고리를 만들었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이어져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역시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해 신규 보험상품 등 서비스를 만들거나, 고객 상품가입 편의성을 높이는데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 예로, 보험소비자의 위치나 결제 정보 등을 분석해 보험계약의 실효기간이 아니라 실제위험에 노출된 시간을 대상으로 보장을 제공하는 보험상품 만들 수도 있다. 여기에 이 상품을 소비자가 필요로 할 때 즉시 스마트폰 푸쉬 알림 등으로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하는 게 가능하다.

업계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향후 수익성이 높거나 수입보험료 규모가 큰 상품에도 손을 뻗을 것으로 예상한다.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데이터를 축적한 뒤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현재 온라인 금융범죄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그러나 향후에는 자동차보험이나 장기보험 등의 상품으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두려운 건 사실이다. 미니보험이나 팔겠다고 이 시장에 진출한 건 아닐 것"이라면서 "상품구조가 단순한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상품을 넓혀 나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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