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의 통화정책 관망세에 투자자들이 엔화 매수에 나서며 엔화환율이 달러당 107엔대로 다시 떨어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에 엔화가 다시 강세 기미를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관망세를 보였다.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연준의 비둘기파적 입장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돼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71% 하락한 94.79를 나타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완화 움직임에 달러화 가치 하락하면서 엔화환율은 하락세다. 미일 금리차 축소를 의식하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과 통화가치는 반대로 엔화환율이 하락하는 것은 엔화가치 상승, 즉 엔고를 의미한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8.17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장 시작과 동시에 소폭 상승했지만 이내 하락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0.32엔(0.29%) 하락한 107.85엔에 장을 마쳤다. 엔화 하락폭은 크지 않지만 엔화환율이 달러당 107엔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말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3일 장중 한때 달러당 104엔대까지 떨어졌던 엔화환율이 8일에는 109엔대 초반까지 올랐지만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110엔에 도달하지 못한 채 엔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즈호증권은 “미 통화정책 변동성에 대한 불안감이 엔화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며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와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난항 등 엔고 재료가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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