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정말 낯 뜨거운 어메이징~한 소식이다.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고 보도를 눈으로 확인한 순간 창피했다.

쓰레기 수출. 예전부터 폐기물 처리 방법 중 하나로 국가간 쓰레기를 수출 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뉴스를 접하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이번 필리핀 수출 조건엔 “재활용이 가능한” 이란 전제 조건이 있었는데 필리핀에 도착한 것은 그냥 “쓰레기” 컨테이너였다. 결과적으로 필리핀을 쓰레기 매립지로 본 것으로, 주권 국가를 모욕한 행위라고 한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작아지지 않고 있는데 법적으로 유해 폐기물 거래는 명백한 범죄다.

이런 황당하기까지 한 뉴스의 자초지종(自初至終)을 확인해보니 우리나라 수출업체에서 ‘합성 플라스틱 조각’을 수출하는 것이라고 거짓으로 신고하여 뻔뻔하게 환경부 장관의 허가까지 받고 수출을 했으나 중간에 꼼수를 부려 기저귀, 전구, 배터리 등등 유해 폐기물을 부록처럼 같이 실어 보냈고 결국 허위수출을 한 것으로 판명되어 법적으로 반입 명령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국가간 유해물질 이동을 제한하는 바젤협약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거 참,…국제적 망신이 따로 없다.

이번 필리핀 사건에서 적발된 쓰레기 종류를 보니 이미 우리니라 쓰레기 처리업체들의 선별과정을 거치고, 거치고 또 거친 후 남은 악성 잔재물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순식간에 태산처럼 쌓아지는 더미들을 신속하게 처리하기도 어렵고 또, 비용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악성 쓰레기들을 처리해주는 중개업체들이 나름 틈새 시장을 파고들어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데 내부로는 농촌이나 격오지에 찾아 무(無)개념 불법투기, 외부로는 이번 사건 같은 무(蕪)책임 불법수출이다.

우리나라는 일전에 기사화했듯이 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나라다. 따라서 그만큼 폐기물 발생도 많을 수 밖에 없는데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폐기물 소화가 안되기 때문에 처리 방법의 하나로 수출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솔직히 이번 필리핀 사건은 빙산의 일각 일 수 있어 더 무섭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등에 불 떨어져 팔짝팔짝 뛰듯 여러 단체에서 우리나라 불법 쓰레기 처리업체를 급 조사하면서 인천 송도에도 이렇게 방치된 쓰레기 산들이 발견되었다는 추가 보도가 전해졌다.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생각한다면, 이번 일을 단편적인 사건으로 인식하거나 드러난 실체를 개탄만 해서도 안될 것이다. 

누구 탓 할 것 없다. 모두 우리가 저지른 일이다, 냉철하고 종합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진단해서 우선 국내 폐기물 처리시설 인프라 확대와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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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히 알고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일단 어마어마한 플라스틱과 일회용 사용의 양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곧 우리는 쓰레기의 무서움을 몸으로 느껴야 하는 현실에서 살게 될 것이란 결론이 나온다. 커피숍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했고 2019년 1월1일부터는 마트에서도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했다. 돈 주고도 못 산다. 작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런 움직임에 함께 하고 있는데 과대 포장을 줄이려는 기업의 참여가 있어야 큰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국민들의 의식 있는 분리수거도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의 가치를 높이는데 한 몫을 할 것임은 분명하다.  

국내 처리 과포화 문제로 해외로 보내졌던 쓰레기가 다시 돌아오는 약속된 절차에 어떤 묘책을 구상 중인지는 아직 발표된 바 없지만 반환 이후의 처리공정 또한 투명하게 공개되기를 기대해본다. 

양심을 져버린 행동으로 말 그대로, 되로 주고 말로 받으면서 망신살도 덤으로 얻은 이번 사건. 세계 여러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알리려고 애쓰는 많은 애국자들의 노력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도록 국민의식의 선진국화가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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