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조건부채권 발행해 4000억원 조달 추진
나머지 자금은 보험회사에 대출로 마련하기로
흥국생명 "금융시장 혼란 야기, 시장 안정에 최선"

흥국화재 사옥 [사진=최석범 기자]
흥국생명 사옥 [사진=최석범 기자]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흥국생명이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관한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 중 4000억원을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RP는 4대 시중은행이 매입한다. 나머지 1000억원은 보험사들의 대출로 조달된다. 

흥국생명은 이달 초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의 콜옵션 행사일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이라 영구채로 불리기도 하지만, 약정기간(5년)이 되면 조기상환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시장은 신종자본증권을 단기물로 보는 시각이 크다.

문제는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이행이 외화채권시장에서 코리안페이퍼(국내 회사 발행 외화표시 채권)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실제로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미이행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진 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코리안 외화표시 자산의 가격이 급락하는 등 한국물에 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급기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4일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로 한국 보험사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현재 당사의 수익성 및 자금유동성, 재무건전성 등은 양호한 상황이다.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안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흥국생명은 “당사의 기존 결정으로 인해 야기된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시장 안정과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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