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북부 신베이에 신공장 '최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우리나라엔 화성 '반도체 장비 클러스트' 조성 본격화
윤 대통령·ASML 회장 차담회, 추가 투자 요청에 긍정

(왼쪽부터) 피터 베닝크 네덜란드 ASLM 최고경영자(CEO),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상목 경제수석이 지난 17일 용산 대통령실에 열린 차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왼쪽부터) 피터 베닝크 네덜란드 ASLM 최고경영자(CEO),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상목 경제수석이 지난 17일 용산 대통령실에 열린 차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장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이 대만에 300억 대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이 회사는 국내에 24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화성에 1만6000m² 규모의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중앙통신 등 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레데리크 슈나이더마우노우리 ASML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부사장은 내년 7월부터 대만 북부 신베이에 공장을 짓고 2000여명의 직원을 채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회사가 대만에 투자하는 금액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 회사는 대만에서 현재 5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ASML은 반도체 생산의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으로 업계에선 ‘슈퍼 을’로 불린다. 장비 생산 대수가 적어 글로벌 반도체기업 간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ASML 추가 투자 결정에 대해 성명을 내고 “세계가 대만을 걱정하는 시기에 과감한 결단을 내려준 ASML에 감사하다. 대만 투자가 위험하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ASML과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와의 협력관계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TSMC는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 왕좌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기업이다.

대만에서 역대급 투자 계획을 밝힌 ASML은 한국에서도 공급망 재편을 위한 투자 결단을 내렸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주도권이 치열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방한 중인 페터르 베닝크 ASML 회장과 차담회를 갖고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

차담회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졌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차담회에는 두 나라 정상과 네덜란드 장비업체인 ASML의 베닝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ASML의 화성 뉴 캠퍼스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와 양국 경제안보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한국을 최적의 투자처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ASML은 국내에서도 2025년까지 총 2400억원을 투자해 경기 화성에 반도체 장비 클러스트인 '뉴 캠퍼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추가 투자 요청에 베닝크 회장은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이번이 1단계 투자이며, 추가적인 기회를 신중히 살피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ASML이 한국에 부품 재(再)제조센터와 트레이닝센터에 이어 반도체 장비 생산공장이나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면 양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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