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쓰며 H조 2위로 역대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
'세계 최강' 브라질과 16강전 4대 1 패배… "너무나 높은 벽"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조규성, 한국 사상 첫 '멀티골' 주인공
벤투 감독 계약연장 여부 관심↑… 김학범 등 후임으로 거론

대한민국이 역대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브라질이라는 벽에 막혀 일정을 마감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한민국이 역대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가운데 브라질이라는 벽에 막혀 일정을 마감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대한민국 월드컵 역사상 역대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한 축구 대표팀이 세계최강 브라질 벽에 막혔다.

벤투호는 조별리그 통과조차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기적적으로 16강에 진출하며 국내 축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다.

6일(한국시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스타디움974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뤘다.

하지만 세계최강 브라질은 너무 강했다. 전반전에만 4골을 헌납했으나 후반 1골을 만회해 1대 4라는 큰 스코어로 경기가 끝났다.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는 브라질인 만큼 대한민국의 패배를 비난하는 팬들은 없었다. 오히려 응원과 격려의 메세지를 전하며 대표팀의 선전을 칭찬했다. 대표팀은 사상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고 조별리그에서 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H조에 배정됐다.  지난달 24일 '남미강호'로 꼽히는 우루과이와 H조 1차전을 치뤘다. 남미에 상대적으로 약했던 만큼 패배를 예상하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태극전사의 투혼을 보여주며 0대 0이라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소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위기도 있었다. 지난달 28일 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나에 아쉽게 패배했다. 전반에만 2대0으로 끌려가며 고전했다.

대한민국은 끝까지 싸웠고 후반 조규성의 연속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후반 23분 가나에게 일격을 당했다. 이후 맹공격을 펼쳤으나 점수차를 뒤집지는 못했다. 그래도 조규성은 대한민국 역사상 첫 멀티골 주인공이 됐다. 그는 훤칠한 외모와 실력까지 갖추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가나에게 패배하면서 대한민국은 H조 최하위로 밀려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마지막 상대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인 만큼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포르투갈을 이겨도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기는 등 여러 경우의 수를 뚫어야 했다.

기적은 이뤄졌다. 대한민국은 H조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에게 전반 5분 만에 1점을 내주며 리드를 뺐겼지만 전반 27분 이강인의 ‘황금왼발’에서 시작된 코너킥이 호날두의 몸에 맞고 나왔다. 김영권이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전까지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정규시간이 모두 지났고 팽팽한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전 추가시간 1분 캡틴  손흥민이 역습 상황에서 침착한 드리블로 골문 앞까지 공을 드리블했고 부상으로 3경기 만에 출전한 황희찬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건넸다. 황희찬은 강한 슈팅으로 그대로 포르투갈의 골망을 흔들었고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이때 우루과이는 가나를 2대0으로 이기고 있었다. 그대로 끝나면 한국은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국내팬들과 해외팬들, 축구 대표팀, 코치진 모두 우루과이와 가나와의 경기를 지켜봤고 결국 그대로 끝나 대한민국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힘겹게 오른 16강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이었다. 기적을 만든 대한민국은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방심하지 않겠다는 브라질의 다짐은 진심이었다. 결국 세계최강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벤투호의 2022 카타르 월드컵은 끝이 났다.

국내 축구팬들은 8강 진출에 실패한 결과에 아쉬움을 전했다. 그래도 4년 동안 준비한 벤투호의 경기력은 박수를 받을만 했다고 평가한다. 다소 불안한 출발이었으나  준비한 경기를 끝까지 보여줬다. 원정 두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성과다.

한국 월드컵 일정이 마감된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 월드컵 일정이 마감된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계약 연장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제 축구팬들의 관심사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계약 연장 여부다. 축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벤투 감독에게 재계약 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벤투는 재계약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벤투의 계약은 월드컵 본선까지로 정해졌다. 협회는 벤투 감독에게 내년 6월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하고 성적을 본 뒤 다시 연장하는 1+3년 계약을 제안했지만 벤투 감독은 다음 월드컵까지 보장되는 4년 계약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가 이번에 협상을 다시 제안하면서 벤투의 계약 승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재계약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16강 진출에 대한 결과를 반영해 더 높은 몸값을 요구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이후 휴식을 취한 뒤 협회와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했다. “지난 4년 동안 감독을 한 것도 만족스럽다”며 “앞으로는 미래에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한국 감독직 재계약은 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와 논의를 했는데 9월부터 이미 결정을 한 부분이다. 선수들과 협회장에게 내 결정을 전달했다”며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감독을 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한편 협회는 벤투와의 계약이 불발될 상황까지 고려해 차기 감독 후보군도 미리 만들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내부에서는 김학범 전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수 강원 FC감독도 거명됐으나 최 감독은 “처음 듣는 얘기”라며 후임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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