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서 반전 키 쥔 '권의관=이익현' 역으로 화제
복수를 위해 20년 달려가는 외롭고 안타까운 역할
'인질' 관람한 김혜수의 추천으로 작품 출연하게 돼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드라마 ‘슈룹’에서 최고의 반전을 보여준 ‘권의관’이자 ‘이익현’ 역을 맡았던 김재범을 만났다. 데뷔 20년을 앞둔 뮤지컬 배우인 김재범은 그간 수많은 뮤지컬 공연과 연극 무대의 주연으로 올랐다. 2018년 '시를 잊은 그대에게'로 TV 드라마에 처음 진출한 그는 ‘슈룹’에서 그간 공연 무대에서 쌓아온 노련함과 내공을 폭발시켰다.

드라마 '슈룹' 스틸. 사진=tvN 제공
드라마 '슈룹' 스틸. 사진=tvN 제공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드라마의 인기는 실감하지만 역할의 인기는 아직 와닿지 않는다’며 근황을 말했다.

“주변 지인 중에 제가 ‘슈룹’에 출연한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수염 분장 때문에요. 제가 공연을 하며 알려준 사람들이 ‘다음에 어떻게 되냐’, ‘네가 (의성군) 아빠가 맞느냐’며 물어올 때 관심과 인기를 실감하고 있었어요.”

‘슈룹’의 김형식 감독과 박바라 작가는 극중 반전의 키를 지닌 ‘권의관’ 역의 캐스팅에 고심했다. 그들은 경력은 있으면서 인지도가 낮은 배우가 맡아야 반전의 효과가 클 거라 생각했다. 김재범의 캐스팅은 영화 ‘인질’을 본 김혜수의 추천으로 이뤄졌다.

“대본 몇 줄을 읽고 감독님과 미팅을 나눴어요. 감독님께서는 ‘권의관의 역할이 뒤에 가면 무언가가 더 있다’며 언질을 주셨습니다. 배우로서도 다시 만나기 힘든 역할이잖아요. 바로 다음 날 출연 확정을 지었죠.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대본 리딩을 하게 되었어요. 모든 대본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몰랐지만 급하게 합류했죠.”

드라마 '슈룹' 스틸. 사진=tvN 제공
드라마 '슈룹' 스틸. 사진=tvN 제공

“극중 권의관은 외롭고 안타까운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회상 장면에서 보인 어린 시절의 권의관은 내성적이고, 감성적이고, 착하고, 조용한 인물일 거라 상상했거든요. 그런 사람이 형제들의 죽음과 어머니의 고통을 보며 변해간 거죠. 복수를 위해서. 오로지 복수만을 위해 20년을 살아오며 마지막까지 안타까운 것 같아요.”

폐비 윤씨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들이자 태인세자의 동생인 이익현(영원대군)인 권의관. 자신의 형들이 하나하나 살해당하자 유일하게 왕족의 몸에 손댈 수 있는 어의가 되어 맏형의 죽음을 밝히기로 한다. 현 세자와 똑같이 권의관 형제도 다섯이지만 현 세자 형제와 달리 권의관의 형제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서사는 나오지 않는다.

“이익현 형제에 대한 전사를 이호의 아들들을 보며 대입시켰어요. 이익현의 경우 몸이 약하고 다리를 절기 때문에 형들이 굉장히 많이 챙겨줬을 거라 상상했어요. 태인세자의 경우엔 저를 업어주기도 하고요. 이호의 아들들의 깊은 우애를 보며 ‘저게 나의 것이어야 하는데 나의 행복을 빼앗고 저렇게 살아가는구나’라는 분노로 이익현이 복수의 칼날을 갈았을 거라 생각했어요.”

궁에 들어온 이후 우연의 일치로 현 세자(배인혁 분)가 자신의 형이 지니고 있던 혈허궐을 앓고 있자 이를 계기로 세자의 몸에 치료를 핑계로 각종 실험을 하며 형의 죽음의 원인을 찾아간다.

배우 김재범. 사진=SM C&C 제공
배우 김재범. 사진=SM C&C 제공

그토록 시청자들이 세자의 완쾌를 바랄 때 권의관은 서서히 세자를 죽인다. 세자 죽음의 배후를 알게 되었을 때 최선을 빙자해 모두를 농락했기에 더 많은 미움을 받았던 권의관이다.

“극 초반엔 배인혁 배우에게 침만 놨어요. 탕약 먹이고. 또 침놓고. ‘원인을 모르겠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면서요. 어느 날은 침 놓는 장면만 종일 촬영했어요. 저는 배인혁 배우가 누워있는 모습만 봤거든요. 권의관이 놓는 모든 침은 세자를 죽이는 침술이잖아요. 화령을 비롯해 세자의 쾌유를 기원한 모두에게 미안하죠.”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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