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서 다뤄진 사건·사고 중 2002 월드컵 가장 기억에 남아
김신록과 다른 작품에서 다른 색깔의 '화창커플' 케미 선보일 수 있길
회귀한다면 필력 좋은 작가가 되어 더 많은 세상 구경하고 싶어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수많은 회귀물 중에서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만의 차별점이라면 '시대성'이다. 1987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재해석한 현대사. 그 위에 펼쳐지는 치밀한 미스터리와 음모, 복수, 탐욕, 상상을 초월하는 승계 싸움과 캐릭터 플레이는 그간 재벌이 등장했던 그 어떤 드라마보다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판타지물이지만 시대와 사건을 다루기에 다양한 연령대와 관심사를 가진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다는 게 '재벌집 막내아들'이 지닌 큰 흥행 요소 중 하나였다. 극중 순양그룹의 사위이자 검사 출신 서울시장 ‘최창제’ 역을 맡은 김도현은 작품이 다뤘던 사건·사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로 '2002 월드컵'을 꼽았다.

배우 김도현.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도현.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나라가 개최한 것만으로도 큰 축제였을 텐데 실제로 대한민국의 4강 진출을 예상한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겁니다. 극중 도준이가 4강 진출을 주장할 때 많은 사람이 어이없어 기가 차 하는 모습이 우리 모두의 모습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꿈은 이루어졌죠. (웃음) 그 외에도 많은 사건이 직간접적으로 다 겪고 보고들은 사건이죠. 제가 극중 도준이랑 동갑이거든요. 그래서 극 속 세상이 더욱 공감됐던 것 같아요.“

이성민에 대한 연기를 ’예술’이라며 경의를 표한바 있는 김도현. 그는 극중 ’최창제‘의 모습은 ’진도준‘에게서 비롯되었을 거라 언급했을 정도로 ’진도준‘과는 이해관계를 따라 연합하는 입체적 관계이다. 송중기는 드라마 촬영 경력이 김도현보다 훨씬 많다. 그는 송중기에 대해 ’나보다 선배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작품에서 맞춘 서로의 연기 호흡을 소개했다.

”지난 작품(’아스달 연대기‘)에서도 함께 했지만 이번에 느낀 건 중기 배우는 대단히 차분하고 여유 있는 배우입니다. 상대 배우들의 연기에 자신만의 동선과 감정을 잘 흡수시켜 장면을 살려주죠. 대인배예요. 연기할 때 상대 배우에 대해 얼마나 많은 배려를 해줬는지 모니터링을 하면서 훨씬 더 느낄 수 있었어요. 이 부분에 대해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배우 김도현과 김신록. 사진='젭포일러' 제공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배우 김도현과 김신록. 사진='젭포일러' 제공

”(김)신록 배우와는 한 번도 견해차가 없었어요. 매 촬영이 즐거웠고 주거니 받거니 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서로를 신뢰할 수 있었고요. 서로 본인 혼자만의 감정으로 끌고 가려 하지 않고 상대가 주면 하나를 보태 돌려주고 그럼 또 하나 보태서 돌아오는 그런 합이었던 것 같아요.“

폭발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중심엔 순양가를 이룬 ’믿보배‘들의 열연이 있었다. 대본이 지닌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과 핵심을 꿰뚫어 보는 김신록을 보며 김도현은 ’분석의 달인‘이라 말한다. ‘상대 배우가 무엇을 던지든 잘 받자‘는 각오로 촬영에 임한 김도현은 합을 잘 맞춰준 김신록 덕에 모든 장면을 잘 촬영할 수 있었다. 또다시 작품에서 만나 ’화창커플‘의 다른 색깔의 케미를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다.

”매회 애드리브로 연기하지 않았어요. (웃음) 어디까지나 대본에 충실했고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제작진, 배우들과 논의하여 추가된 것이죠. 미리 준비한 건 없습니다. 준비한 게 있다면 대본과 현장 상황에 따라 조율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죠. 기억나는 애드리브라면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신 ’종종 있어‘, ’얼씨구절씨구‘ 입니다. 즉흥적으로 탄생한 장면들인데 인물의 성격과 두 사람 관계성에 도움 된 것 같아요.“

배우 김도현.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도현.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해 1월부터 드라마 '트레이서'를 시작으로 아직 방영 안 된 작품을 합하면 지난 1년 동안 다섯 작품의 촬영에 참여했다. 하루하루가 신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회귀'에 대해 상상해보게 됐다. 군대도 가야하고 청춘은 힘들어 회귀는 생각하기도 싫지만 회귀해야 한다면 필력 좋은 여행작가로 살아보고 싶다. 더 많은 세상 구경을 해보고 싶어서다.

”과분한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감사했습니다. 절대로 이 초심 잊지 않겠다 다짐하며 흥분하지 않고 조신하게 2023년을 맞이합니다. 앞으로도 욕심내지 않고 항상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돌아보면 늘 과욕이 마음을 망가뜨리는 것 같아요. 일은 열중하되 삶은 평범하게 일상 속 사람들과 잘 어우러지고 배려하며 평범한 삶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로 인해 미치도록 행복했고 과분하게 사랑받았습니다. 영혼 담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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