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신현빈과 서사 있었지만 편집돼, 흐름 보며 이해
'젠틀맨' 촬영 위해 체중감량하며 단양-제천까지 70㎞ 걸어
김대건 신부 일대기 다룬 영화 '탄생'서 임성룡 역 맡아 열연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인생 2회차의 기적을 완성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연출 정대윤∙김상호, 극본 김태희∙장은재, 제작 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30%를 돌파하며 안방극장을 휩쓸었으며 종영 이후로도 여러모로 회자되며 신드롬 열풍을 일으켰다.

작품의 마무리, 일부 배우의 서사, 분량에 대해 호불호가 갈렸다. 배우 중 일부는 분량이 대폭 편집되었다. 편집되면서 작품의 방향도 바뀌었다. 다만 사전 제작된 작품이었기에 여론의 상관없이 제작진이 의도한 바를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은 높이 평가될 부분이다. 극중 ‘하인석’ 역을 맡았던 배우 박지훈은 이에 대해 직접 말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현장. 사진=다홍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현장. 사진=다홍엔터테인먼트 제공

“진도준(송중기)의 부탁으로 촬영한 장면 중 서민영(신현빈) 검사를 따라다니며 감시 겸 지키는 장면들이 있어요. 실제로 서민영의 목숨을 구해주기도 하고요. 서민영 검사와 저와의 관계성이 있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건 제가 진도준에게 하는 거고. 제가 앞서 설명해 드린 건 진도준이 서민영에게 해야 하는 거잖아요. 이야기 흐름상 편집 되었기 때문에 마지막 회의 극적인 요소가 배가된 것 같아요.”

원작에서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로 원작에서 하인석 캐릭터인 김윤석은 능력을 인정받고 훗날 진도준의 오른팔이 된다. 김윤석은 진영기-진영준(극중 '진성준'/김남희 분) 부자의 비리 행적을 모아 순양가 승계작업의 대립에서 진도준에게 큰 힘이 돼준다. 각색된 드라마에서 하인석도 진도준을 크게 돕는 인물이다.

특히 10회에서 일어난 트럭 사고에서 죽을뻔한 진양철(이성민)과 진도준(송중기)을 온몸으로 방어했던 하인석. 또다시 일어난 진도준과 동석한 사고. 차가 완전히 찌그러졌기에 모두가 사망했음을 예상했다. 그러나 마지막 회에서 ‘하인석’은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로 등장한다.

마지막 회는 2004년의 진도준이 다시 윤현우이던 시절로 회귀해 2022년으로 돌아온다. 극에 출연한 모든 배우는 화면보정을 거치거나 노역으로 분장하고 촬영했다. 박지훈은 노역 분장을 하고 알코올성 치매로 인해 진도준과 윤현우를 착각하며 발작 증세를 일으키는 청문회장 장면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위) 드라마 '너와 나의 경찰수업'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아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위) 드라마 '너와 나의 경찰수업'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아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랜 시간 도준을 가까이서 보며 자라난 충성심과 애사심이 생겼을 거라는 설정을 했어요. 1화의 윤현우처럼 하인석도 야망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고요. 진도준은 다른 오너 일가와 다르다는 걸 저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고 시청자들의 대변인이 돼 극중에서 행동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회의 증언 장면이 그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도준과 현우를 착각하는 하인석의 눈을 통해 죽은 도준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당시 영화 ‘젠틀맨’ 촬영으로 인해 체중 감량에 몰입하고 있었던 박지훈은 친구와 함께 70여㎞ 거리의 단양-제천을 2박3일간 걸었다. 우연이기도 했지만 시기가 겹쳐 드라마 첫 촬영 시기와 비교해 7㎏이 빠졌던 때에 마지막 회 해당 장면 촬영을 했다. 살이 빠진 얼굴에 사고로 인한 상처를 비롯한 특수 분장이 더해지자 훨씬 피폐해 보였다.

“사실 하대리에 대해 완전한 노인 분장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의견이 분분했어요. 배경에서 나이대가 60~70대인 경우엔 무조건 특수 분장을 했고 40대인 경우엔 일반 분장을 했어요. 방영 후 보니 ‘하대리는 왜 어려졌냐’는 반응도 있더라고요. (웃음) 저는 최대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날이 제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더 울컥하는 감정이 있었어요. 그래서 감정 표현이 더 잘 된 것 같아요.”

영화 '탄생' 중 임성룡 캐릭터 포스터. 사진=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탄생' 중 임성룡 캐릭터 포스터. 사진=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활발하게 방영 중이던 지난해 11월30일.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의 삶과 죽음을 다룬 최초의 극영화 '탄생'이 개봉했다.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 기념으로 기획된 영화는 바티칸 교황청에서 첫 시사회가 열렸을 정도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쏠렸다.

극중 김대건을 연기한 윤시윤을 돕는 라파엘 호의 선주 임성룡으로 분한 박지훈. 그는 무종교인이지만 '탄생'은 종교적 색채를 떠나 김대건의 일대기를 그린 것만으로도 조선의 근대화를 끌어낸 작품이라 생각했다. 모험하고 싶은 욕구가 있으나 능력이 없는 임성룡은 김대건과 함께 항해하며 신앙을 기른다.

"영화에서 소개되지 않지만 임성룡은 배 안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해요. 임성룡은 김대건의 조력자로서 같이 항해하면서 그가 신부가 되기 위해 도움을 주는 인물입니다. 근간에 여러 작품을 했지만 작품을 통해 만난 최고의 인연을 꼽으라면 윤시윤 배우가 생각나요.“

영화 '탄생' 스틸. 사진=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탄생' 스틸. 사진=CJ CGV㈜, ㈜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가 개봉하고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무대 인사를 다녔다. 당시 영화 촬영을 하고 있었던 박지훈은 윤시윤에게 고민 상담도 하고 연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윤시윤이 흥행 여부에 상관없이 작품에 대해 큰 책임감과 겸손함을 지니고 대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다. 그를 따라 무대 인사도 많이 다니고 월드컵도 같이 봤다. 박지훈에겐 작품을 하며 만난 선물 같은 인연이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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