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임에도 핵심 관료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전쟁 중임에도 핵심 관료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중임에도 대대적인 내각 물갈이를 단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침공이후 서방으로부터의 경제지원을 착복한 부패관료들을 숙청한 것이라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25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야간 연설에서 "정부 부처와 기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사법기관에서 다양한 수준의 관리자 인사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발언 직후 대통령실의 키릴로 티모셴코 차장이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정책을 총괄하고 있었다.

이어 비아체슬라프 샤포발로프 국방부 차관도 언론이 보도한 부패혐의와 관련 사임했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정기관인 국가부패방지국은 "군대의 식량조달에서 국방부의 권력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고 했다. 

하지만 샤포발로프 차관은 "이런 언론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면서 "전쟁 중인 국정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떠난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검찰부총장과 지역개발담당 차관 2명도 사표를 냈다. 또 수도 키이우와 헤르손, 자포리자, 수미,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주지사도 물갈이됐다.

검찰 부총장은 전선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스페인에서 휴가를 즐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시임에도 핵심관료들을 대거 갈아치운 것은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는 서방에 부패 척결 의지를 보이는 한편 전쟁으로 이완된 국정 분위기를 다잡고,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경제적, 군사적 지원이 누수없이 효율적으로 말단 조직까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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