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전국 3만5748가구 공급 예정, 5년 만에 증가
공급폭탄으로 전세시장 약세 지속 전망, 실거래가↓

서울에 공급폭탄이 이뤄지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에 공급폭탄이 이뤄지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봄 이사 철을 앞두고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폭탄’이 예고되면서 하락세로 접어든 전세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6개단지, 총 3만5748가구다. 지난해 동월(2만4026가구)보다 48.8%(1만1722가구) 늘어난 수치다. 2월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는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올 2월 입주 예정 물량 가운데 70.2%(2만5096가구)는 수도권에 집중된다. 지난해 2월에는 수도권 비중이 55.3%(1만3287가구)에 머물렀다. 지방은 같은 기간 1만739가구에서 1만652가구로 소폭 감소했다. 서울에는 총 7개 단지, 6213가구가 입주를 앞뒀다. 2021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서울 입주 물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를 비롯해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1772가구), 중구 입정동 ‘힐스테이트세운센트럴1·2단지’(535가구) 등 단지에서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내림세가 지속되는 전세시장의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확률이 높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0.84%)은 지난주(-0.76%)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1.05%→-1.11%)도 하락폭이 커지면서  전세시장 빙하기가 지속되는 중이다.

전세가격 하락단지도 잇따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레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최근 전세매물이 8억원에 팔렸다. 지난해 6월 같은 면적(16억원) 거래와 비교하면 7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대치동에 분양된 ‘은마아파트’는 지난 11일 전용면적 76㎡가 보증금 5억4000만원에 신규 전·월세 계약이 체결됐다. 직전 보증금은 7억원이었으나 신규계약에서 1억6000만원이 떨어졌다. 지난 6일에는 76㎡가 직전 보증금(9억원)보다 2억9000만원 하락한 6억1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금리는 3%대를 돌파하며 고금리시대로 접어들었고 입주대기 물량까지 증가하면서 전세시장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 3000가구 이상 대단지 입주가 몰리는 강남도 전셋값 하락을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수요자들은 시세 대비 낮은 보증금으로 전세를 노릴 수 있어 거래량은 소폭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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