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임추위에 회장 입후보 의사 밝혀
노조 ‘현명한 판단’ 촉구… 이사회 압박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 사진=금융위원회.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 사진=금융위원회.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내·외부 출신 인사 8명이 경합 중인 가운데, 정부가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제관료 출신의 우리금융 회장직 도전에 두고 벌써부터 ‘관치 금융’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전 위원장은 전날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측에 차기 회장 입후보 의사를 밝혔다. 우리금융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추위는 지난 18일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임 전 위원장을 포함한 8명을 선정해 당사자들에게 통보한 상태다.

현재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후보는 내부 출신인 이원덕 행장, 박화재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이 있다. 반면, 외부 인사로는 임 전 위원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연 전 우리FIS사장이 포함됐다. 임추위는 오는 27일 2차 후보군(숏리스트)으로 3~4명을 확정하고, 다음달 초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장과 국무총리실 실장(장관급), 기획재정부 1차관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은행제도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의 엘리트 코스를 거쳤고, 2013년부터 2015년에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임 전 위원장의 회장직 도전에 우리금융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우리은행 노조는 임 전 위원장이 롱리스트에 포함되자 성명서를 내고 외부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은행지부는 “임 전 위원장은 우리은행 민영화 때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고 당시 우리은행 민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경영’임을 주장했다”며 “우리은행이 2001년 공적자금 투입 이후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부의 경영간섭’이라고 말했던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 측은 “이런 인사들이 우리금융 수장 자리를 노린다면 스스로 관치를 입증하는 것”이라며  “민간금융회사 수장 자리를 마치 정권 교체의 전리품처럼 나누려는 구태의연하고 추악한 시도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노조는 오는 2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임 전 위원장이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 포함된 것을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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