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쩐이 결탁한 악의 카르텔 부수는 '쩐쨍' 싸움꾼 검사
극중 이선균 조카 역할… 똑똑하지만 지방대 한계 부딪혀
법정물 아닌 복수극이라 생각… 약하고 어린 검사 표현해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지난 11일 호평 속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법쩐’의 배우 강유석을 만났다. '법쩐'은 법과 쩐이 결탁한 거대한 악의 카르텔을 깨부수는 ‘돈 장사꾼’ 그리고 '법률 기술자'의 통쾌한 복수극이다. 강유석은 극중 글로벌 사모펀드 최고경영자(CEO) '은용'(이선균)의 조카이자 싸움꾼 초년 검사 장태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 초반 작품은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복수의 이유와 주체, 처단대상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뚜렷한 개성의 캐릭터와 진폭 강한 인물사에 초점을 맞춰 다소 생소할 수 있는 1990년대 사채 시장과 정치권의 주도권 다툼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든다. 돈이 없어도 하나뿐인 누나와 영특한 조카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는 은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든든하다.

이름부터 촌스러운 느낌의 ‘태춘’이는 어릴 적부터 ‘공붓벌레’, ‘책벌레’로 술집을 운영하는 어머니와 사채 시장에서 돈놀이를 배우는 삼촌의 하나뿐인 꿈이 된다. 삼촌이 기특하게 소개할 만큼 똑똑한 태춘이는 검사가 되지만 지방대 법대 출신이라는 한계에 부닥친다. 강유석이 생각한 태춘이의 학창 시절은 어땠을까.

배우 강유석.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강유석.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도 궁금했어요. 감독님께서는 전공 서적같이 정말 해야 하는 공부에는 관심이 없지만 책. 그러니까 다양한 분야의 서적, 사전 등 독서에 빠진 인물을 생각하셨다고 해요. 그러다가 학창 시절 부당한 대우와 부조리함을 겪고 나서 검사의 진로를 택한 거죠. 늦게 공부를 시작했다는 게 집념도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낭만닥터 김사부2', '한 번 다녀왔습니다', '스타트업', '잘 하고 싶어', '새빛남고 학생회' 등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강유석은 '어린', '학생', '청소년' 이미지가 컸다. '법쩐'에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태춘이 학생에서 검사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에 따른 변화를 극대화해 표현하려 했다.

"외적으로 더 나이가 들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극중에서 태춘이의 나이가 스물아홉인데 제가 더 어려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태춘이가 소위 지잡대 출신의 말단 검사인데 남들이 보기엔 부러워할 만한 검사지만 검찰청 안에서는 보잘 것 없고 힘없는 위치죠. 그런데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잖아요. 욕망은 많지만 힘이 없을 때. 그런 사회 초년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젊은 모습도 강조했어요.“

드라마 '법쩐' 스틸. 사진=레드나인 픽쳐스 제공
드라마 '법쩐' 스틸. 사진=레드나인 픽쳐스 제공

준법을 잘 지키는 평범한 시민이라면 검사라는 직종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거나 만날 일이 없다. 강유석도 이미지를 구현하기까지 기존의 법정물에서 표현된 검사의 모습과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역할을 직접 연기하며 느낀 건 검사는 세상의 수많은 직종 중 하나의 직업이며 그저 '같은 사람이구나'라는 것이다.

"국내외 다양한 법정 드라마가 있지만 법정 드라마가 아닌 '복수극'이라 생각했어요. 검사가 출연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찾아봤지만 법정 장르에서 표현되는 검사는 대부분 권위적이거나 황기석'(박훈)처럼 악역으로 비쳐요. 그래서 다른 작품에서의 검사 모습을 차용하지 않고 무엇보다 평범하고 소박한 검사를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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