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국내 도·소매업 대출 증가율이 금융위기 이후 9년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자 도·소매업자자들이 빚으로 상황을 견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도·소매업 대출 잔액은 141조7378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7% 증가한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도·소매업 대출 증가율은 2017년 2분기 5.0%를 기록한 이후 매 분기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말 증가율인 9.7%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1분기(12.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도·소매업 경기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소매업 생산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분기 2.2%, 2분기 1.6%에 이어 3분기 -0.3%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2013년 3분기(-0.5%)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반면 이 기간 도·소매업 창업은 큰 폭(15.9%)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신설법인은 1년 전 대비 4.4%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내수 부진에 치열한 시장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도·소매업자들의 경제적 여건이 녹록치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경기가 나쁠 때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생계형 자금 대출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ora@seoulwire.com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