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발전소 현장 손실에 대한 대우건설 입장문 발표


▲ 지난해 해외사업 대규모 손실 은폐 의혹으로 인수 불발과 주가 하락, 신용도 하락 우려까지 커진 대우건설이 언론의 의혹 보도가 오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 사진=대우건설 홈페이지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지난해 모로코 등 해외사업 대규모 손실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용도 하락 우려가 불거지자 대우건설이 언론의 의혹 보도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12일 발표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7일 실적 발표에서 올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발생한 3000억원의 잠재손실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회사 측은 해외 부문 추가 부실은 없다고 밝혔지만 현재 카타르·오만·인도·나이지리아·베트남·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싱가포르 등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입찰 과정에서 없었던 해외 사업 부실이 나오자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지난 8일 대우건설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며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추후 새로운 해외 잠재 부실 우려를 부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적 부진과 매각 무산이 겹치면서 대우건설 주가는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05원(4.05%) 하락한 4855원에 거래 중이다.


‘A-’인 대우건설의 신용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은 ‘부정적 검토’로 조정했다. 한기평은 “대우건설은 지난해 3·4분기 해외 사업에서 연이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진행 중인 공사에 대한 질적 수준과 공사수행능력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모로코 사피 발전소의 손실 충당금과 관련한 일부 언론의 경쟁적인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우건설은 매각을 앞두고 대규모 손실을 늦게 반영했다는 ‘은폐’ 의혹에 대해서 “이번 사고는 공사 진도율 95%인 1호기 시운전 과정에서 총 9개로 이뤄진 열교환기 중 후반부 7~9번 열교환기에서 누수가 발견돼 해당 기자재 교체에 따른 공기 지연이 발생한 우발적 사고”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해당 열교환기 제작사인 BHI사와 이번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신속한 문제 해결을 위래 해당 자재를 재발주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어 “시운전이 시작되는 발전소 2호기 정밀 사전 점검 결과 이상이 없음을 확인해 추가적인 제 발생은 없을 것”이라며 “문제가 된 7~9번 열교환기 신규 제작·이송·설치·시운전까지 총 15개월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준공 예정일이 최대 10개월가량 지연될 수 있지만 대안 마련 등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공사 미수금 7000억원 의혹과 관련해서는 ‘모로코 사피 화력발전소 공사비 수금 현황’ 자료를 공개하며 일부 언론 보도가 오보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수금 328억원 중 올 1월 247억원이 수금 완료돼 현재 도급 잔액은 총 2025억원으로 공사비의 약 90%는 수금이 완료된 상태다.


회사 측은 “발전소 건설 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해당 국가에서 인수를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국가적인 리스크”라며 “다른 해외 사업 현장의 추가손실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미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한 발주처가 발전소 인수를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잠재적 손실을 반영한 것은 국내 회계처리 기준에 따른 것이며 매각 일정과 맞물려 있었을 뿐 어떠한 의도 없이 투명하게 처리했다”며 오히려 수주산업 분야의 불투명한 회계 관행을 깬 것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확인되지 않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 등이 회사의 대외신뢰도를 하락시켜 향후 경영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악의적 의혹 제기와 보도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3분기까지의 실적을 보고 인수를 판단했던 호반건설이 인수를 철회하면서 대우건설 매각은 다시 미궁 속이다.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 양사는 이달 중 정밀 검사를 거쳐 오는 4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7월께 매각 절차를 끝낼 계획이었다.


반면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지며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호반건설은 과거에도 수차례 인수전 과정에서 인수를 번복해 비판이 일고 있지만 이번 대우건설 인수 포기로 신용도에 긍정적 평가를 얻게 됐다.


한신평은 “대우건설 인수 포기는 주택사업 고유 위험에 따른 재무여력 약화·영업변동성 확대에 의한 자산구성 변동·사업시너지 창출 가시화 어려움 등 호반건설의 3가지 신용 리스크를 해소했다”며 긍정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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