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14일 지주 출범식에서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수익원을 다양화 하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제고해 우리금융그룹의 가치를 극대화 하겠습니다."

손태승(사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4일 오전 지주 출범식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등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을 위해 비(非)금융 부문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그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해 M&A 계획을 밝혔다. 

M&A 본격 추진… 은행·비은행 자산 비율 6대4까지 조정

먼저 자산운용사·부동산탁사·저축은행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분야는 올해 직접 인수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논의 중인 곳이 있어 내일부터 인수 작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밖에 증권과 같은 대형 M&A는 시간을 두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자본비율 계산 시 표준등급법이 적용돼 자본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직접 인수가 힘들 경우 공동 지분 투자 방식으로 접근한 후 자본비율이 회복되면 지분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등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 자산 비율을 6대4까지 조정할 방침"이라며 "올해 당장 (M&A를 통한)이익이 나진 않겠지만 2~3년이 지나면 실적들이 반영되면서 '1등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주 체제 전환으로 고객이 누릴 수 있는 혜택에 대해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 외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한 자리에서 편리하게 받고 통합 마케팅 혜택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특히 우리금융의 주축인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에 독보적으로 강한 은행인 만큼, 일반 고객뿐 아니라 중소기업·중견기업에 대한 종합 관리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디지털 등 4대 성장동력 사업 강화… 전문 인력 확보 총력
 

손 회장은 올해 최우선 추진 계획인 '5대 경영전략'도 발표했다. △안정적 체제 구축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 △4대 성장동력 사업(글로벌·디지털·기업투자금융(CIB)·자산관리) 강화 △그룹 리스크 관리 고도화 △그룹 경영 시너지 창출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의 경우 동남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손 회장은 "그동안 은행만 나갔지만 앞으로는 비은행 부문도 같이 진출해 수익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동시에 현지 기업 M&A 가능성도 함께 열어뒀다.
 

디지털과 관련해서는 '오픈뱅킹' 체제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지주 내 우리디지털그룹을 주축으로 세계 유명 회사들과 업무제휴를 맺고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FIS에 100% 아웃소싱 했던 솔루션 개발 등 업무를 일정 부분 은행 내부 인력이 처리하는 것으로 전환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IT 자회사인 우리FIS와 우리디지털그룹의 근무 환경을 재정비 할 것임을 예고했다. 손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특히 "4대 성장동력 사업은 순한 보직을 억제해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꾸준히 외부 인력을 확충함으로써 글로벌 은행과 견줘도 뒤쳐지지 않을 인력 풀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 고도화 집중… 카드·종금 상반기 내 자회사 편입 추진

그룹 리스크 관리 고도화와 관련해서는 "우리은행은 최근 몇년간 건전성 위주의 정책을 펼친 결과 지난해 연체율 0.3%대, 고정이하여신비율(NPL) 0.5% 수준으로 국내 은행 중 최고 건전성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올해 역시 경제가 일부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고도화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자산성장도 신경 쓰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손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 준법 경영, 스타트업 및 성장·혁신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사회공헌 등도 강조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2001년 3월 국내 최초 금융지주회사로 첫발을 내디뎠으나 2014년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계열사를 매각한 뒤 은행 체제로 바뀌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주식이전 계획서를 승인했으며, 지난 11일 지주사 설립 등기를 마쳤다.

우리금융 자회사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다. 나머지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은  추이를 지켜보며 상반기 내 자회사 편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은 "지난 4년간 은행 체제 아래에서 어렵게 영업하느라 애써준 임직원들과 끝까지 믿고 기다려준 주주·고객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종합금융그룹으로 회복한 만큼 금융종가로서 화려하게 부활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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