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상승에도 달러 약세… 리스크 회피 엔화 매수 잇따라


▲ 뉴욕증시 상승에도 달러가치가 하락하며 안전자산인 엔화에 매수가 몰리고 있다. 엔화환율은 달러당 107엔대에서 더 떨어져 101엔 수준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엔화 강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엔화환율은 14일 한때 달러당 106엔대까지 떨어지며 2016년 11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초강세 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미국 장기금리 급등으로 시작된 전 세계 증시 하락세에 투자자들이 리스크 회피 움직임을 강화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매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7.82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오후 4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60엔(0.56%) 하락한 107.22엔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 8일 달러당 113.09엔까지 상승한 엔화환율은 이후 급격한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13일 오전 108엔대 후반을 마지막으로 107엔대를 찍었다.


엔화 강세에 도쿄증시는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날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0.51포인트(0.43%) 떨어진 2만1154.17에 장을 마쳤다.


달러가치는 여전히 하락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18포인트(0.16%) 상승한 2만4640.45에,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각각 0.26%, 0.45% 오르며 3일 연속 상승장을 연출했지만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89.59로 전 거래일 대비 0.56% 하락했다. 4거래일 만에 90선이 다시 무너진 셈이다.


패닉 상태에 빠진 일본 외환시장은 엔화시세를 경계하며 “엔화가 진공 지대에 진입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투자자들의 심리 악화로 리스크 회피 자세가 강해지면서 엔고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며 엔화 강세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노무라증권이 엔화시세 한계선으로 제시한 ‘지난해 9월 수준’인 달러당 107.32엔이 이미 무너져 엔고 가속화 우려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일본 외환시장이 맞을 다음 고비는 2016년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돼 ‘트럼프랠리’가 시작되기 전 수준”이라며 엔화환율이 101엔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시 101엔 초반이었던 엔화환율이 110엔 이상으로 단숨에 점프한 점을 언급하며 엔화 강세를 저지할 명확한 저항선이 생기면 엔화가 급반등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도 엔화 초강세에 대한 경계를 나타냈다. 엔고가 진행되면 수출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 주가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즈호증권은 “재무부·금융청·일본은행이 임시회의를 열어 엔화 강세를 견제하는 구두 개입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부의 입김이 엔화 강세를 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이날 밤 발표될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경우 엔화는 한층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miyuki@seoulwire.com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