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단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도 구제하라(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단체 대표들이 모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구제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 참가자들은 '정부 기준을 통해 3, 4단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결정된 환자들도 폐섬유 화와 간질성 폐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모든 살균제 피해자의 공평한 구제를 촉구했다. 2018.10.29/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검찰이 이른바 '가습기살균제'를 제조·유통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 등에 대한 재수사에 본격 돌입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이날 SK디스커버리와 애경산업, 이마트 본사 등에 각각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제품제조 관련 문서와 판매자료 등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지난해 11월 최창원·김철 SK디스커버리 대표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등 1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4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과 고발을 대리한 변호사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개발하고 이 원료로 '가습기 메이트'를 만들었으며, 애경산업은 이 제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이 제품을 유통하는 데 관여했다.

옥시레킷벤키저 등 '가습기살균제' 파동에 연루된 또다른 기업들은 일찍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SK디스커버리와 애경산업 등은 CMIT‧MIT에 대한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아 기소가 정지돼 있었다.

하지만 CMIT·MIT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던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파동은 천단위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참사였다"며 "유죄를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등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고 제품에 사용해 사망자 73명 등 181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가 인정돼 지난해 1월 징역 6년형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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