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는 내달 중순부터 새로운 발포주 '필굿'의 판매를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가 독주 중이던 국내 발포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1·2위 주류사가 모두 해당 시장에 뛰어듦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더욱 넓어지게 됐다.

1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현재 맥주시장은 레귤러 맥주의 역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입맥주와 발포주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발포주는 곧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로 대변됐다. 하이트진로는 2017년 해당 제품을 출시하며 당시 한국에서는 익숙지 않았던 '발포주'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발포주는 맥아함량이 일반맥주보다 적은(맥아 10% 미만 함량) 맥주로, 일반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돼 주세가 적게 붙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필라이트의 경우 레귤러 맥주인 '하이트'보다 소비자가격이 46% 싸고 출고가격(소매점에 공급하는 가격)은 10% 낮다.

이런 특징은 경기불황과 맞물려 20대를 중심으로 전 연령을 사로잡는 데 주효했다. 필라이트는 가정용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면서 중저가 수요를 흡수, 출시 연도에만 800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오비맥주가 내세운 제품은 '필굿(FiLGOOD)'이다. 내달 중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알코올 도수는 필라이트와 동일한 4.5도다.  355ml 기준 ‘1만원에 12캔’을 내세웠다.

회사 측은 "시원하고 상쾌한 아로마 홉과 감미로운 크리스탈 몰트를 사용해 맛의 품격과 깊이를 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재미있고 귀여운, 통통 튀는 패키지도 돋보인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수차례의 사전 소비자 조사를 통해 발포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유 연상 이미지를 제품의 콘셉트에 최대한 반영했다”며 “패키지 디자인은 카테고리의 일관성을 보여주면서도 소비자 만족을 높이기 위해 더욱 차별화된 맛과 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는 오비맥주의 발포주 시장 진입은 양사 모두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쟁심화보다는 시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오비가 신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여전히 발포주 생산업체는 2개에 불과하고, 하이트진로 입장에서도 하이트·맥스의 가정용 비중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얻을 게 더 많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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