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표직 자진 사퇴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사임하면서 호텔롯데 주식 99%를 보유한 롯데홀딩스가 쓰쿠다 다카유키 단독체제로 전환된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죄’가 인정돼 지난 13일 법정 구속된 신동빈(일본명 시게미쓰 아키오·重光昭夫)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에서 사임했다.


21일 롯데홀딩스(HD)는 “신 회장의 대표권 반환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징역 2년6개월 판결을 받았지만 일본 법률상 오너의 실형 판결은 인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신 회장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대표권을 반납하고 싶다고 제의했고 이사회가 받아들였다”며 “신 회장의 한국 롯데그룹 회장직과 일본 프로야구 롯데 구단주 대행 직무는 변경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사임 결정으로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함께 대표권을 갖고 있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 단독체제로 전환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 회장 주도로 추진해 온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 개혁과 일본 내 상장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롯데홀딩스가 총수 부재 장기화에 따른 경영 정체를 막기 위해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롯데홀딩스가 롯데그룹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호텔롯데 주식 99%를 보유하고 있따는 점이다. 이미 롯데그룹의 경영을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롯데홀딩스가 신 회장 부재를 틈타 롯데그룹 경영권에 손을 뻗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50%+1주’의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光潤社)가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갖고 있다는 점도 신 회장의 경영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홀딩스가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과 해임을 요구해 온 신 전 부회장 지배하에 있는데다 종업원지주(27.8%)나 관계사(20.1%) 중 한 곳만 신 회장에게 등을 돌려도 상황이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롯데는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1948년 일본에서 제과회사를 설립한 후 1967년 한국 롯데를 창업, 부동산 개발과 화학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규모를 키워 왔다. 롯데그룹 매출은 2016년 기준 롯데홀딩스가 약 3200억엔(약 3조2000억원), 한국 롯데는 90조원에 달한다.


miyuki@seoulwire.com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