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임대료 일괄 29.7% 감면 통보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업계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자칫 1터미널 주요 면세 사업 구역은 무주공산(無主空山, 주인없는 산) 신세로 전락하게 될 위기에 놓였다.

 

22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에 이어 신라·신세계면세점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설 연휴 직전인 13일 T1 담배·주류 사업권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사업권을 전부 반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는 이날 인천공항공사에 일부 사업권 철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접수했다.

 

이들 면세점이 사업권 반납이란 초강수를 둔 이유는,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여행객 급감에 T2 개장까지 맞물려 T1 구역 면세점 매출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공항 면세점은 업계에선 이미 '적자 매장'으로 불린다.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운영하는 매장인데 정부와 공항의 정책에 의해 적자 수준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불만이다.

 

이같은 사태는 이미 예견됐다. 이에 인천공사와 면세점 측은 지난해부터 3차례에 걸쳐 T1 면세점 임대료 조정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사이 T2가 개장했고 대한항공이 T2로 이사하면서 예상대로 T1 면세점 이용객은 크게 줄었다.

 

지난 13일 인천공항공사가 각 면세점에 보낸 '임대료 일괄 29.7% 감면' 공문은 면세점 사업자들의 화를 더욱 돋웠다. 마지막 협상에서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임대료 인하 이야기가 나온 상태에서 공사 측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초기화 시켰다는 지적이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공사가 일괄 인하안을 고집하면 철수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공사 측은 당분간 입장 변화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업계는 최악의 경우 신라·신세계면세점뿐 아니라 중소면세점까지 사업권 줄철수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중소면세업체 관계자는 "면세점 측 입장은 항공사 재배치에 따른 고객별 구매단가 차이를 현실적으로 반영해 임대료 수준을 재협상하자는 것"이라며 "인천공사가 지금처럼 일방통행식 협상 태도를 유지한다면 다른 사업자들 역시 사업권 반납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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