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펜스 부통령 탈북자 만남에 2시간 전 취소 통보


▲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펜스 미 부통령과 북측의 비밀회담이 예정됐지만 북한의 일방적 취소 통보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관전 차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북한과 고위급 회담을 예정했지만 북한이 회담 직전 취소했다고 21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미국과 북한의 회담은 10일 청와대에서 예정됐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번 회담은 펜스 부통령과 만나고 싶다며 북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평창올림픽 개회식 2주 전쯤 미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핵무기 포기 요구 입장을 양보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회담을 승인했지만 북측이 2시간 전에 취소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은 북한이 돌연 회담을 취소한 것과 관련 펜스 부통령이 탈북자들과 만남을 갖고,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와 동행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부통령의 (대북제재·인권침해) 태도를 완화시키고 올림픽을 북한의 선전 활용에 이용하기 위해 회담을 제시했다”며 “부통령이 북한의 절대적 사실에 대해 주목을 모으기 위해 올림픽을 이용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말했다.


북미 비밀회동 취소가 ‘모욕감’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은 “김영남 위원장이 개막식 리셉션장에서 모욕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했던 평창올림픽 리셥션 만찬장에 나도 있었다”며 “(북미 비밀회동을 하루 앞두고) 펜스 부통령이 불참했다는 사실에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올림픽 개막식장에서 펜스 부통령 뒷줄에 앉은 김여정 제1부부장 역시 고개를 돌리지도 눈을 마주치지도 않는 부통령 행보에 모욕감을 느꼈을 것으로 내다보며 “양쪽이 장외에서 기싸움을 하고 있는데 미국이 입장을 조금 누그러뜨려주고 우리가 남북 대화 채널을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25일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한하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23일 문 대통령과 만찬을 갖지만 북한 측과 만날 가능성은 없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방한 일정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동행한다며 “이방카 고문과 북한 당국이 접촉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miyuki@seoulwire.com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