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연초 달러당 104엔까지 떨어지며 초강세 우려에 휩싸였던 엔화환율이 22일 109엔대 후반까지 올랐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장기화로 경제적 파장이 우려되는 데다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둔 영국의 정치 리스크까지 확대되면서 엔화 강세 가능성이 커졌지만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110엔 도달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화가치와 환율은 반대로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통화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엔화가 소폭 상승한 것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이 무역적자 삭감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 때문이라며 잠재적인 엔고 압박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 외신은 중국이 무역 불균형을 문제 삼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위해 2024년까지 6년에 걸쳐 총 1조 달러 이상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 대미 무역흑자를 제로(0)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리스크 오프(위험자산기피)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된 부정적인 발언을 하면 엔화 매수세가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2일 막을 올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도 주목 대상이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달러 약세가 바람직하다”고 발언한 후 시장에서는 급격한 엔고·달러 약세 현상이 일었다.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미국 대표단 파견이 중단됐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대신 참석한 왕치산(王岐山) 부주석이 무역협상에 대해 입을 열 경우 후폭풍이 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엔화 시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며 “실물 경제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되면 주가 하락은 물론 달러 매도·엔화 매수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 진행 상황에서도 눈을 뗄 수 없다. 전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플랜 B’를 제시했지만 오는 29일 예정된 표결 역시 부결 가능성이 크다.

 

3월 말로 다가온 브렉시트 시한까지 무사히 탈퇴를 마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가운데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매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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