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두리광고 정진환(50) 사장]

 

[서울와이어] 점포의 간판과 사인물을 제작하는 일을 흔히 ‘간판업’이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는 ‘불황=간판업의 성공’이라 여겨졌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실직자들이 퇴직금으로 대거 창업을 하면서 간판업은 불황이 곧 호황이었다. 현재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은 간판업자에게는 여전히 호황의 시대일까. 간판업을 한 지 20년이 넘어가는 ㈜두리광고 정진환(50) 사장은 작금의 장기불황의 늪을 간판업도 피해갈 수는 없다고 고백한다. 

“제가 중랑천변에서 20년 간 옥외간판 및 사인물을 제작하고 있는데, 5년 전과 비교해 30% 정도 일이 줄어든 것을 느껴요. 저의 영업 역량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것도 부인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창업을 안 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거든요. 그 어려웠던 IMF 때 조차도 퇴직금으로 창업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면 현재는 창업하는 이들이 없어서 새로운 가게에 간판을 달아주는 일감이 현저히 적어졌습니다. 그래도 두리광고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11명의 직원을 두며 운영하고 있지만 다른 간판업자의 경우 운영에 애를 먹는 이들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20년 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간판업에 매진해 온 정진환 사장은 사실 실패의 두려움을 그 누구보다 절실히 느껴 본 인물이다. 예전 창호 관련 일을 하다가 2억 5천 만원의 부도를 직면했었던 그는 다시 창업을 할 수 있을까 두려웠던 적도 있었다. 주저앉았던 그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준 사람은 바로 그의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응원과 빌려주신 돈 700만원으로 재기에 성공한 그는 현재 메가박스, CGV, 드마리스 같은 업체들의 간판과 사인물을 도맡으며 업계 내 호평을 얻고 있다. 

 

앞으로 20년은 자신의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체를 이끌어 가고 싶은 ㈜두리광고 정진환 사장은 현재 직원들의 교육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업무적인 교육과 인문학적 교육 등 직원들의 교육 복지에 더욱 신경 쓰고 싶다는 정진환 사장. 이런 마음을 직원들도 잘 아는 지 ㈜두리광고에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정진환 사장과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웓들이 대다수다. 긴 불황을 함께 헤쳐나가고 있는 이들에게는 동료애를 넘어선 전우애가 생겨나고 있을 것만 같다. 

[자영업자, 이것이 고민이다]

Q ㈜두리광고 정진환(50) 사장

 

엔지니어 출신 사장이 업장을 유지하면서 최대 고민이 바로 직원관리인 것 같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직원의 퇴직금 정산을 잘못해 문제가 생긴 적도 있고, 날이 갈수록 거래처 관리에 대한 부담보다 직원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괜한 언쟁을 하기 싫어 다른 회사보다 월급을 더 챙겨주고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제대로 된 직원 관리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20년 동안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직원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권순만 한국창업능률개발원원장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징기스칸의 자서전에서 읽었던 구절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꿈을 공유한다”시작 지점은 비록 다를지라도 끝은 함께 할 수 있는 비전과 목표를 공유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에 만들어진 갑과 을의 해결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진환 대표님께서 현장 사람들과 꿈을 공유하고 그 꿈을 실현 할 정확한 플랜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보스가 아닌 리더의 자세를 보여주며 꿈을 공유하는 공동체 의식을 직원들에게 심어주면 대표님의 고민이 한층 덜어질 것입니다. 두리 간판 정진환 대표님 말씀은 어쩌면 우리 창업 시장의 현주소를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업이나 거래처 관리가 아닌 직원 관리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이제는 노동법을 알아야 합니다. 노동법을 몰라 직원 관리를 소홀히 해 자칫 범죄자의 낙인에 찍힌 자영업자들을 곁에서 많이 봐 왔습니다. 반드시 노무사나 무료 법률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 직원 관리, 서류 관리에 만반을 기해야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켜 서로 얼굴을 붉히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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