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비둘기파’ 발언에 日외환시장 긴장
연준 완화적 발언에 위험자산 선호심리 살아났지만 불안감 여전
중국·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에 안전자산 엔화 매수 가능성 커
2016년 달러당 100엔대 급락 당시와 비슷한 상황 지적도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 연방정부 부분폐쇄(셧다운) 해소 이후 매수가 몰렸던 달러화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축소 조기 중단 가능성 보도에 매도로 돌아서며 하락세다.

 

29일(현지시간) 미 연준의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보 후퇴로 셧다운이 해소되면서 안도감을 나타냈던 일본 외환시장은 다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연초 달러당 108엔 선이 무너진 후 최근 109엔대를 되찾았지만 심리적 지지선인 110엔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주시하는 것은 FOMC 회의 후 30일 열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준이 보유자산 축소와 3월 금리인상 보류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며 “연준이 비둘기파 발언을 하면 달러 매물이 나오면서 엔화환율 109엔 선이 무너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파월 의장 취임 후 연준이 금리인상에 적극적인 ‘매파’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던 일본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연준의 ‘비둘기파’ 발언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 경제와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 전망도 달러가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완화적 발언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났지만 중국 경제 둔화와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전쟁 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엔화가치가 2016년의 초강세 국면을 연출할까 두려움을 표하고 있다.

 

중국 경제지표 둔화로 상하지지수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제 우려가 확대되자 당시 미 연준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이유로 금리인상을 지연했다. 연초 달러당 120엔대를 찍었던 엔화환율은 3개월 만에 110엔대로 떨어졌다. 6월 영국의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7월에는 100엔대까지 급락했다. 엔화환율과 통화가치는 반대로 환율 급락은 엔화가치 급등을 의미한다.

 

올 들어 2016년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강한 가운데 중국은 지난 21일 2018년 경제성장률을 6.6%로 전망했다. 1990년 이후 29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 전망치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하향조정했다.

 

한편 엔화환율은 2016년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까지 달러당 100~105엔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3개월 내에 달러당 105엔대까지 환율이 하락하며 엔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 셧다운이 시한부 종료에 불과하고 2월 15일까지 여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셧다운 재돌입은 물론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