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실적 악화가 예상됐던 애플이 29일(현지시간) 아이폰 매출 15% 감소·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5% 감소라는 2018년 4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4분기 매출은 843억1000만 달러(약 94조2417억원)였다. 순이익은 0.5% 감소한 199억6500만 달러였다.

 

월가에서는 올 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발표한 예상치 840억 달러 수준을 웃돌았다며 일단 안심하는 눈치다.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이므로 최악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주요 외신은 당초 애플의 4분기 실적 예상치가 890~930억 달러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애널리스트 전망치(91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840억 달러로 기준선을 잡아놨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이 이번 결산에서 제품별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애플을 역전해 삼성전자에 이어 처음으로 세계 점유율 2위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쿡 CEO의 우려대로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은 13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나 감소했다. 6분기 만에 처음이다. 전체 매출에서 중화권이 차지하는 비율도 20%에서 16%로 떨어졌다.

 

미국·유럽·일본 등 중화권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711억 달러로 1%포인트 증가했지만 중국 시장 부진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제품별로는 아이폰 하락세가 눈에 띈다. 아이폰 매출은 5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70%에서 62%로 줄어들었다.

 

쿡 CEO는 이날 실적발표 후 전화 회견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점을 인정하며 ‘아이폰 사용 부진’과 ‘스마트폰 사용 장기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화권 매출이 하락한 점도 매출 하락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화권에서 아이폰·맥·아이패드 등 전체 제품의 판매가 침체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양국의 무역 갈등이 지난해 말보다 나아져 올 1월부터는 낙관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 강세로 제품 가격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나 아시아 태평양 등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는 과거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애플의 매출 둔화는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애플이 발표한 올 1분기 실적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3~10% 감소한 550억590억 달러다. 2기 연속으로 실적 감소를 예상한 이유로 애플은 강달러와 신흥국 경기 감속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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