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유럽연합(EU) 탈퇴와 배출가스 규제 영향 등으로 지난해 영국의 자동차 업계 투자가 절반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대수 역시 전년 대비 9%나 줄었다.

 

현지시간 31일 영국 자동차공업회(SMMT)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3월 29일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확대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투자 결정을 미루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국의 자동차 산업 투자는 5억8860만 파운드(약 8578억원)로 전년 대비 4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생산대수 역시 전년보다 15만1726대(9%) 줄어든 151만9440대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내수 생산은 28만1832대로 16% 줄었고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수출용도 7% 감소한 123만7608대에 그쳤다.

 

SMMT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중국·유럽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소비자의 구매의욕이 낮아지고 있는 것을 부진 이유로 꼽았다.

 

마이크 호스 SMMT 회장은 “노딜 브렉시트는 업계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참혹한 현실을 피해달라고 영국 정부와 의회에 촉구했다.

 

한편 브렉시트 이후 경제 혼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영국 이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이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소니와 파나소닉도 유럽 본사를 영국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전한다. 골드만삭스도 영국 내 직원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뉴욕 본사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영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계도 대응 방안을 내놨다. 혼다는 4월 한 달간 영국 스윈던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고 도요타는 노딜 브렉시트 시 영국 내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닛산도 브렉시트 방향이 확실해질 때까지 영국 선더랜드 공장의 임금협상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