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장기화로 유럽과 멕시코, 일본, 캐나다 등이 수출 증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미국 기업에게 돌아오는 이득은 6%에 불과하다는 지적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비난하며 보호무역 기조를 주장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는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입히는 미중 대립이 길어지면 이들 국가의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UNCTAD는 “관세 대상이 되는 제품은 제3국에서 조달되기 때문에 결국 미중 양국의 내수 산업 보호에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UNCTA 보고서를 인용해 미중의 관세인상 전쟁으로 유럽연합(EU)의 역외 수출 규모가 연간 약 705억 달러(약 78조900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중 중국의 대미 수출 대체에 해당하는 것은 약 508억 달러(약 56조8500억원), 미국의 대중 수출 대체는 약 197억 달러(약 22조440억원)에 달한다.

보고서는 “미중이 서로 부과하는 관세 때문에 양국의 양자 교역이 감소하고 다른 국가로부터의 무역으로 대체될 것”이라며 “다른 국가의 무역에 어느 정도 혜택을 줄 수 있겠지만 글로벌 경제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이후 양국의 관세 대상이 된 품목 무역액 3000억 달러 중 2500억 달러는 다른 국가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관세 대상으로 지정한 2500억 달러 규모 품목 중 82%가 제3국 조달로 변경되며 12%는 중국에서 그대로 수입될 전망이다. 결국 미국 기업이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은 6%에 불과하다는 것. 

중국의 대미 추가관세 대상인 850억 달러 규모 품목 역시 85%가 제3국 수출로 대체되고 미국 기업 수출은 10% 미만으로 억제돼 중국 기업은 5%밖에 혜택을 볼 수 없다.

보고서는 “미국과 동아시아 밸류체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동아시아에서만 총 1600억 달러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중의 관세전쟁이 국제경쟁력을 변화시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국가의 기업에는 혜택으로 작용할 수 있다. UNCTA 조사에 따르면 수출증가액 1위는 EU이며 2위는 멕시코(약 279억 달러), 3위는 일본(약 244억 달러)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UNCTA는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국의 경기 둔화와 글로벌 증시 하락은 물론 글로벌 서플라이체인(공급망) 혼란이 예상된다며 “안정화되지 않은 글로벌 경제를 더 악화시켜 국제유가 등 상품시장과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독자적인 관세를 부여하려는 국가가 증가할 경우 미중 무역전쟁이 통화전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 침해를 이유로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인상을 단행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보복관세를 부과했지만 지난해 12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90일간 휴전’을 선언했다.

휴전 시한인 오는 3월 1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 관세율을 25%로 인상할 계획이다.

오는 27~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날 2019년 국정연설(연두교서)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끝내기 위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수십 년간 우리 산업을 표적으로 하고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훔쳐왔다”며 “미국의 일자리와 부(富)에 대한 중국의 도둑질은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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