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갈등이 이례적인 대사 소환으로 이어지며 동맹국인 양국간 관계 악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외무부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부의 ‘도발’에 항의한다며 로마 주재 프랑스 대사를 소환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탈리아 극우정당 ‘오성운동’ 대표인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가 프랑스 반정권 운동인 ‘노란조끼’ 시위를 이끄는 크리스토프 샤랑송을 만난 것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 5일 노란조끼 지도부를 만난 사실을 밝힌 디 마이오 부총리는 트위터에서 “변화의 바람은 알프스 산맥을 넘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집권 연립여당은 노란조끼 운동을 지지하면서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했지만 ‘관계 악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몇 개월간 이탈리아 정부가 프랑스에 대한 터무니 없는 비난과 악의적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탈리아가 프랑스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새 정부가 출범한 후 강경한 난민정책을 펼치며 프랑스와 대립해 왔다.

지난해 포퓰리스트 연립정권을 수립한 디 마이오 부총리와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 번갈아 가며 공격을 퍼붓고 있다. 반면 유럽 통합에 소극적인 이들을 비판하는 마크롱 대통령은 “(공격은) 상관하지 않는다”며 무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프랑스 외무부는 “이탈리아의 내정 간섭은 새로운 도발이며 용인할 수 없다”며 “선거운동을 할 때도 서로의 국민과 민주주의를 존중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정부의 대사 소환 발표 후 디 마이오 부총리는 “프랑스 정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지만 주요 외신은 유럽 주요국 사이에서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탈리아의 도발에 대한 프랑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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