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IBK기업은행 자회사 사장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일부 자회사의 사장 임기가 1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후임자 선정 절차의 첫발인 주주총회 날짜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캐피탈과 IBK자산운용의 사장 임기가 이달 20일 종료된다. 

각 사를 이끌 후임자로는 IBK캐피탈에 김성태 전 부행장(경영전략그룹), IBK자산운용에 강남희 전 부행장(리스크관리그룹)이 거론된다.

두 사람은 지난달 14일 퇴임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 전 부행장의 경우 올해 7월 임기가 끝남에도 6개월 앞당겨 퇴임을 결정, 업계에서는 강 전 부행장의 IBK자산운용 사장 이동을 거의 기정사실로 봤다.

하지만 현 수장인 이상진 IBK캐피탈 대표와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가 '2+1년' 임기를 희망하면서 내홍을 빚고 있다는 게 기업은행 안팎의 설명이다.

기업은행 자회사 사장 임기는 2년이지만, 제한적으로 1년 연장이 가능하다.

두 수장 모두 능력 면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다. IBK캐피탈의 경우 이 대표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이후 두드러진 실적 성장을 시현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당기순이익 800억원을 달성, 2016년(722억원)과 2017년(776억원)을 일찍이 뛰어넘었다.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의 경우 취임 당시 단기성 자금과 사모펀드 위주였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장기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 전 대표와 시 전 대표는 기업은행 부행장 시절 이미 '2+1년' 임기를 채운 바 있어, 금융권의 전망은 연임보다 교체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 자회사 CEO 임기는 보통 2년에 그쳤다. 교체를 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 "이미 점 찍어둔 후보들이 있는 만큼, 자격 검증을 마무리하는 대로 늦어도 이달 말에는 인선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2016년 12월 취임 이후 자회사 사장 선임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취임 후 첫 번째 인사에서는 일부 자회사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후 인선을 시작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향후 자회사 사장 인사 일정과 관련해 "현재로선 확인된 바 없다"며 "아직 (현 사장들의) 임기가 남아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후임 사장 인사가 늦어지는 데 대한 경영공백 우려에 대해선 "현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후 인선이 진행된다고 해도, 후임이 결정되기 전까지 현 사장의 권한과 지위가 지속되기 때문에 경영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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