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대한민국에선 ‘주님’이 두 분 계신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하나는 신이고, 하나는 건물’주’님이다. 자신이 어느 정도 자산이 있다고 하는 이들이 그들의 확실한 재테크 방법으로 꼽는 것이 바로 빌딩 매입이다. 대한민국에서 건물주님이 되고 싶어하는 이들. 오늘은 건물주가 되기 위한 첫 단계인 빌딩 매입 전 매수인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빌딩을 매입함에 있어 중개인과 첫 미팅 후 매수자들이 알아주어야 할 첫 번째 사항은 금액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말이 있다. 빌딩시장에도 가격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아무리 건물이 좋아도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이 맞지 않아서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건물이 강남에도 수두룩하다. 빌딩시장에서는 금액이 낮으면 낮을수록 매수자들의 공짜심리가 심각하게 증가한다. 특히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일수록 이 증상이 중증인 분들이 많다. 

 

10억에서 20억 사이의 금액을 보유하고 있는 매수자들은 냉정히 말해 빌딩시장에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고객들이다. 중개인들이 상대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들이라는 이야기다. 막상 보유한 금액은 10억인데 마음에 드는 건물의 가격이 20억이면 당돌하게 절반을 깎아달라고 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금액을 깎는 것이 중개인의 능력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사장님이 지금 사시는 집을 반 값에 파시겠습니까”라고 묻고 싶어진다. 빌딩시장은 아파트 매매시장과 비슷하게 2~10% 선에서 흥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빌딩 투자 초보들은 이 룰을 무시하고 무작정 깎아 달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부디 이 정도 룰은 알고 매매에 임해야 한다. 

 

두 번째는 중개인의 말을 무턱대고 불신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어떤 중개인은 수수료를 위해 조그마한 장점을 크게 부풀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좋은 부분을 좋다고 말하는 부분까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 볼 필요는 없다. 그런 자세는 매수자로서 좋은 기회를 잃는 지름길이다. 중개인을 믿지 못하면 직접 발품을 팔며 매물을 비교해야 한다. 하지만 부동산이란 한정된 상품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얇은 귀는 잠시 집에 놓고 오라는 것이다. 빌딩을 매입하는 일은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 일이니만큼 여러 곳에서 자문을 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조언을 구하는 이가 빌딩 매입에 있어 잘 알지 못하는 상태라면 돌아올 대답은 “매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이다. 혹여 잘못되면 그 화살이 조언을 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 그 싹을 미리 잘라놓는 것이다. 다른 부동산 중개인에게 조언을 구할 경우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기왕이면 다른 중개인이 계약하는 것을 지켜 보기보다 매수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기회가 될 것이란 계산이 서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논현동에 위치한 80억짜리 빌딩의 경우도 너무 많은 중개인이 개입되어 오랫동안 매매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다.  

 

네 번째,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10억에서 20억을 가지고 있다면 굉장한 자산가다. 하지만 그 자산과 사회적 위치를 믿고 빌딩 검토 과정에서 상대의 태도가 거만하다고 판단하면 테이블을 박차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자산이 50억 이상 되는 부자들이 엄청 많다. 10억에서 20억을 가지고 매매 검토 자리에서 별 것 아닌 사소한 부분으로 일을 그르친다면 향후 빌딩 매입 과정이 결코 순탄치 못할 것이다. 그 금액대 경쟁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50억 이상의 대형 거부가 아닌 이상 빌딩 매입 과정에서 절대 사소한 것으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이다.  <글:  네이버카페 강남빌딩연구소 이진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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