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는 12일 성대규(사진) 보험개발원장을 신한생명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12일 신한생명 신임 대표이사로 성대규(52·사진) 보험개발원장을 다시 추천했다. 성대규 후보는 신한생명 임원후보추천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내달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신한지주는 지난해 12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후임으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내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정 사장 본인이 사장 후보 추천에 대한 고사 의견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 노조가 정 사장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노조는 정 사장이 과거 2008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사장 당시 100여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데 이어 2014년에는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200여명의 직원을 희망 퇴직한 '구조조정 전문가'라며 반기를 들고 나선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신한지주 관계자는 "지난 1일 자회사 편입이 완료된 직후 정문국 사장이 신한생명으로 자리를 옮기기 보다 오렌지라이프의 강점인 전속설계사(FC) 채널을 중심으로 영업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고객·주주·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관계를 유지·강화하겠다며 자경위 측에 신한생명 사장 후보 추천에 대한 고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의 신한생명 대표이사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신한생명 노조가 신한지주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된 성대규 후보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에서 보험 관련 업무만 22년을 넘게 수행해온 ‘보험통’이다. 관료 출신임에도 혁신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사업 추진력도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금융당국에서 보험제도와 정책 분야를 담당하면서 방카슈랑스를 도입하고, 상해·질병·간병보험 같은 제3보험업 분야를 신설하는 등 혁신적인 제도의 시행을 추진한 점을 높이 평가받는다.

2016년 보험개발원장 취임 후에는 사고차량의 수리비 견적을 사진으로 산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요율 산정 체계를 구축하는 등 최근까지 디지털 기반의 ‘인슈테크’ 도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신한지주 자경위 관계자는 “그룹 내 보험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보험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양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향후 그룹의 보험사업라인의 경쟁력 강화에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성대규 원장의 보험개발원장 임기는 오는 11월까지로, 성 원장이 신한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보험개발원은 경영 공백 사태를 맞게 된다. 개발원 측은 상황을 지켜본 후 신임 원장 공모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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