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우리금융지주) 전경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

13일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우리금융지주)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4개사의 2018년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총 10조4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9조7787억원) 대비 7.22% 증가한 규모다. 각사별로 신한금융지주는 3조1567억원, KB금융지주는 3조689억원, 하나금융지주는 2조2402억원, 우리은행은 2조192억원의 순익을 냈다.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 금융지주사들의 성장을 견인했던 '이자이익' 외에 '비이자이익'이나 '해외수익' 부문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수년간 지속해 온 수익 다변화 노력이 지난해부터 본격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먼저 신한지주의 경우 지난해 비이자이익에서만 1조3995억원의 수익을 냈다. 1년 전보다 3.4% 늘어난 수치다. 특히 그룹 글로벌 매트릭스 조직을 기반으로 아시아 핵심시장에서 수익력 강화를 중점 추진한 결과,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해외 순이익이 36.8% 성장한 3125억원을 시현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순이익에서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5.2%에서 두자릿수로 성장했다"며 "지난 20여년간 공들인 결과가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KB금융지주는 비이자 부문 중에서도 수수료이익이 2조2429억원으로 9.4% 증가했다. 상반기 주식시장 호황으로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해외에서의 성장은 더욱 돋보인다.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606억원으로 전년(235억원)보다 무려 2.5배 이상 성장했다.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 영업점을 1년간 6개 늘리고, KB캄보디아은행 영업점을 2개소 개점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망 확대가 실적 향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도 수수료이익이 2조2241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을 보였다. 특히 그룹의 '원 투자은행(One IB)' 정책과 관계사 간 협업 강화를 통해 인수자문수수료가 전년 대비 83.1% 증가하고,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 역시 투자상품 판매호조로 전년 대비 11.7% 증가하는 등 항목별로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에서의 순이익은 3100억원 수준이었다.

우리은행은 영업수익이 6조697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47% 늘었다. 비이자부문에서는 지난 2017년 유가증권매각 분이 대거 반영돼 -16.42% 감소했으나, 자산관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핵심영역인 수수료이익이 4.8%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기업투자금융(CIB)과 파생상품 분야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며 전체 비이자이익 실적을 견인했다. 글로벌 부문은 26개국 441개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결과 19.7% 증가한 20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이익' 오명을 벗기 위해 비이자이익과 해외사업 등으로 영업력을 확대해 왔고, 지난해의 호실적은 그 결과물"이라며 "올해는 특히 해외사업에서 더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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