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 하락이 심상치 않다.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설비 증강과 생산성 향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 세계 LCD TV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한국을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전해져 패널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지난해 1~3분기 전 세계 LCD TV 출하대수는 총 1억5216만대로 이 중 중국 업체가 전체의 31.9%에 달하는 4856만대를 차지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IHS마킷은 “중국이 2017년부터 LCD TV 패널 시장에서 한국을 앞서더니 지난해는 LCD TV 시장에서도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4658만대(30.6%)로 1.3%포인트 뒤쳐졌고 그 뒤를 일본(2219만대)과 유럽(421만대), 미국(358만대), 대만(289만대) 등이 잇고 있다.

글로벌 1위였던 LG디스플레이는 중국 BOE 테크놀로지그룹(京方東)에 세계 최대 LCD 패널 공급 업체 자리를 내줬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BOE의 TV 패널 생산량은 5430만대지만 LG디스플레이는 4860만대에 그쳤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본격화되면서 패널 업체들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니혼게이자이신문은 LCD TV 패널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주력인 32인치 LCD 패널 1월 가격은 전월 대비 9% 하락했다. 1년 새 하락률은 40%에 달한다. 신문은 “정부 보조금을 받은 중국 업체들이 증산을 멈추지 않아 재고가 쌓여 있다”며 “부실 제조사의 생산 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은 있지만 3월경까지는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 등 반도체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며 “한국이나 일본, 대만 업체의 경우 중국산 제품가격을 따라잡지 못해 올 1분기 사이즈별 패널 가격은 제조원가와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투자 지원 사격을 받은 LCD 패널 업체들이 증산에 나서면서 패널 가격 하락에 이어 TV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IHS마킷 등 조사업체에 따르면 BOE가 2017년 말 가동시킨 10.5세대 공장은 지난해 가을부터 생산량이 급격히 늘고 있고 화성광전기술(CSOT)도 올 1월부터 10.5세대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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