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글로벌 무역 성장세가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성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올 1분기 세계무역전망지수는 96.3으로 201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98.6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3이 더 하락한 셈이다.

이 지수는 세계무역 전망을 수치화한 것으로 100보다 낮을수록 성장세가 약하고 100보다 높으면 성장 강세를 의미한다.

WTO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글로벌 시장에서 통상정책에 대한 긴장이 확대되면서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세계무역전망지수에서는 전체 7개 항목 중 5개 항목이 하락했다. 특히 전자부품(88.7)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자동차 생산·판매(92.5)와 농산물 원자재(94.3), 수출 수주(95.3)도 100을 크게 밑돌았다.

기준점인 100을 웃돈 것은 상품 무역량(101.9)과 컨테이너 항구 처리량(100.3)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WTO는 올해 글로벌 무역 증가율을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3.7%로 예측했지만 최근의 무역환경 악화 상황이 이어질 경우 하향조정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관세가 부활할 경우 유럽 자동차 시장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기한인 3월 1일을 일주일 앞두고 막바지 협상에 돌입하지만 시장의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중 무역 협상단은 지난주에 이어 오는 21일부터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간다. 

무역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3월 2일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올린다고 경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WTO는 “무역 성장세 둔화는 금융 시장의 불안정과 맞물려 더 광범위한 경기 침체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무역 분쟁을 시급히 종료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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