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앞 교차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등장을 기다리는 취재진과 시민들이 뒤엉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사진=김아령 기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특별취재팀 =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을 대하는 베트남 현지인들은 뜨겁고 열정적이었다. 취재진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시민들이 함께 했다.

회담 전날인 26일(현지시간) 저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 앞에는 취재진보다 많은 시민들이 손에 휴대폰을 든 채 두리번 거렸다. 가로등에 걸린 성조기·인공기·일성홍기와 2차 북미정상회담을 환영하는 현수막 아래에 밀집한 이들의 모습은 또다른 감동의 순간이었다.

 

27일(현지시간) 오후 1시 28분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 차량 뒤로 경호 차량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김아령 기자)

 

시민들은 펜스 너머의 모습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다가 이따금씩 취재진들을 향해 휴대폰 카메라를 돌리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김 위원장의 숙소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JW메리어트 호텔, 나아가 이들 정상이 탄 차량이 지나가는 길목 곳곳에서 연출됐다. 이들에게 2차 북미정상회담은 축제, 그 자체였다.

장관은 2차 회담 첫날인 27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예정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앞이었다. 회담을 2시간가량 앞둔 오후 4시30분경 호텔을 찾았으나, 이미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로 '명당' 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았다.

 

소프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앞을 지키고 있는 현지 경찰의 모습./사진= 김아령 기자

 

취재진과 시민들이 한데 뒤엉켰고, 좋은 화면을 잡기 위한 일부 취재진간 또는 취재진과 시민간 소소한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어떤 현지인은 오토바이 위에 올라서는 위험천만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또다른 한켠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딸 아이를 안은 현지인이 사진을 찍어달라며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회담 이튿날인 28일에는 회담장 근처에서 환영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시민들은 성조기와 인공기를 흔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방문을 환영했고, 두 정상의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면서 휴대폰을 치켜들었다. 이들은 휴대폰 속에 담은 사진을 보며 지인과 대화를 나누고 누군가와 통화했다. 보초를 서고 있던 현지 경찰들의 표정도 사뭇 밝았다.

 

27일(현지시간)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 앞.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딸 아이를 안은 현지인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환히 웃고있다.(사진= 염보라 기자)

 

한편 2차 북미정상회담은 2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양 정상은 첫날 약 30분간 단독 회담과 1시간40여분간 친교 만찬을 가졌으며, 오늘 오전 8시55분(한국시간 10시55분)부터 본격적인 '핵 담판' 회담을 이어갔다. 
 

회담 결과물이 담긴 공동 선언문에 대한 서명식은 오후 2시5분께 거행된다. 지난해 1차 회담에서 합의한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참전 유해 송환 등 4개 사항의 구체적인 진전 계획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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