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식 선생

 

[서울와이어 김수진 기자]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특집으로 지난 25일 방송된 tvN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에서는 역사전문가 설민석과 모델 고소현이 게스트로 등장해 3.1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설민석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우리 역사 속에 감춰진 여러 가지 사연을 문제 형식으로 풀어보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자리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설민석은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 운동사를 소개하는 한편, 일제강점기 시절 일제가 저지른 끔찍한 만행부터 감시와 탄압 하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토대를 닦고 그 존재를 세계에 알린 독립 운동가들의 가슴 아픈 스토리를 소개했다.

 

그 중에서도 독립운동가 신규식 선생에 대한 일화가 눈길을 끌었다. 신규식 선생은 평소 선글라스를 썼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사연이 소개되었다.

 

신규식 선생은 평소 멋진 수염과 까만 안경, 뛰어난 패션감각으로도 알려진 독립운동가였다. 그러나 까만 선글라스로 자신의 눈을 숨겨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1905년 을사늑약아 강제 체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내 죽음으로서 이 한을 풀리라’하며 독약을 마셔 죽으려고 했으나, 가족들이 구하면서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후유증으로 시신경 마비되면서 한쪽 눈이 먼 것은 물론 흘겨보는 상까지 되어 호도 예관(睨觀)(스스로 흘겨본다)로 갖게 되었다. 나라 잃은 부끄러움에 똑바로 볼 수 없다 하여 호를 이렇게 지었으며, 이때부터 선글라스를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신규식 선생은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 때 또 한 번 음독을 했으나 목숨을 구하면서 “나라가 망했는데도 죽을 수 없구나. 이는 곧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라는 뜻이구나”라며 독립운동에 더욱 매진한다.

 

일본의 탄압이 심해지면서 중국 상하이로 망명한 신규식 선생은 박은식, 신채호, 홍명희 선생 등과 함께 독립을 위한 비밀결사단체인 ‘동제사’를 조직했다.

 

1921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워졌으나 내분이 생기게 되자 신규식 선생은 극심한 우울증과 죄책감에 시달리다 25일간의 단식 끝에 1922년 상하이 땅에서 숨을 거두었다. 임시정부의 기틀을 마련했고, 외무총장과 국무총리 대리까지 맡으셨던 신규식 선생의 입에선 마지막 순간까지 “정부……, 정부…….”라는 말만 가늘게 새어 나왔다고 한다.

 

sjkimcap@seoulwire.com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