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지난해 말 양적완화(QE) 정책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발표한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단념하고 올해 말까지 금리를 동결한다는 방침이다.

ECB는 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는 시기를 올 여름에서 연내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40%와 0.25%로 동결한다.

교도통신 등 외신은 ECB가 유로권의 경기 침체를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ECB도 금융완화 축소 방침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해 금리를 동결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연준은 이미 금리인상 중단을 표명했고 중국 인민은행도 은행을 통하지 않고 자금을 융통하는 그림자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일본은행도 6년째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ECB는 지금까지 통화정책 방향을 알려주는 선제안내(포워드 가이던스)에서 현재 0%인 주요 정책금리 수준을 최소한 2019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적어도 연말까지”라고 표현을 바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ECB가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은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감속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ECB의 금리인상은 빨라야 2020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증하듯 ECB는 올해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하향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6%에서 낮출 가능성이 높다.

ECB는 또 대출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기대출프로그램인 ‘TLTRO-Ⅲ’를 도입하기로 했다.

TLTRO-Ⅲ는 오는 9월부터 시작돼 2021년 3월까지 시행될 예정이며 2년 만기의 저리 자금을 은행에 공급해 기업·가계에 대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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