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당국, B737 맥스 운항 중단 타당 vs 시기상조 의견 엇갈려
보잉 여객기 불안감 일파만파… 중국·인도네시아 이어 싱가포르도 운항 전면 중단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저가항공 라이언에어 추락 사고에 이어 5개월 만에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이 전원 사망하면서 미 보잉사의 신형기 ‘B737-8 맥스8’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전날 중국·인도네시아가 B737-8 맥스8 항공기 운항을 잠정 중단한데 이어 12일에는 한국과 싱가포르 등 10여개국에서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잇단 추락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미 항공당국에서는 운항 중단 조치가 타당하다는 의견과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CNN은 11일(현지시간) 미 연방항공청(FAA) 전 안전검사관이자 CNN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스시를 인용해 “지금까지 특정 기종의 운항 안전성이 낮다는 것을 언급한 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며 B737-8 맥스8을 검증한 결과 “오늘 이 기종을 탈 것이냐고 묻는다면 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라이언에어 추락 이후 FAA는 737 맥스 기종에 소프트웨어 결함이 있음을 확인하고 조종사들의 비행 매뉴얼을 갱신하라는 긴급개선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강제 사항이 아니어서 현 시점에서는 재발을 막을 준비가 됐는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FAA는 ”사고 수사는 아직 시작 단계이며 현재 입수한 데이터로는 어떤 결론도 얻을 수 없고 어떤 조치를 강구할 단계는 아니다“며 “B737-8 맥스는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기종”이라는 입장을 통보했다.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도 두 건의 추락 사고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운항 중단 조치 타당성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NTSB 국장 출신의 교통안전 전문가 피터 고엘즈는 “두 건의 사고 원인에 대한 관련성이 인정됐을 경우 운항을 중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현재의 움직임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보잉 역시 안전한 기종임을 확신한다는 성명을 내놨지만 각국 항공사들은 운항 중단을 발표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인도네시아가 가장 먼저 운항 중단을 발표했고 싱가포르는 이날 오후 2시부터 B737 맥스8을 포함한 B737 맥스 전 기종에 대한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자국 항공사뿐만 아니라 외국 항공사의 싱가포르 진입도 전면 중단시켰다.

싱가포르 당국은 “5개월 사이에 2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운항 중단 이유를 설명하며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B737 맥스8 기종 2기를 운영 중인 이스타항공도 이날 자발적으로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에티오피아 항공과 멕시코 아에로멕시코, 브라질 골 항공, 중남미 케이맨항공, 몽골 MIAT 몽골리안항공, 남아프리카공화국 컴에어항공 등도 사고 예방을 위해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737 기종의 최신형인 B737 맥스8은 전 세계 59개 항공사에서 387대가 운항 중이다. 뉴욕타임스(NYT)은 현재까지 20여개 이상의 항공사가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에티오피아 항공이 운항하는 B737-8 맥스8 여객기는 지난 10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떠나 케냐 나아로비로 향하던 중 추락해 탑승자 157명 전원이 사망했다. 지난해 10월 29일에도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가 같은 기종으로 추락 사고를 내 189명 전원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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