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유럽연합(EU)에서 영국이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 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하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와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 2차 승인투표를 찬성 242 반대 391로 부결시켰다. 

13일(한국시간 14일 아침) 합의 없는 EU 탈퇴인 ‘노딜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표결이 진행되지만 주요 외신은 부결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AFP통신은 EU와 영국의 46년 관계가 원만히 끝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제 남은 것은 ‘노딜 브렉시트’와 ‘연기’뿐이지만 두 가지 모두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원 의원들은 메이 총리가 내놓은 브렉시트 수정안을 거부했지만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노딜 브렉시트가 아닌 ‘브렉시트 연기안’을 가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지 언론들은 “노딜 브렉시트는 잠재적인 파멸로 이끄는 시나리오”라며 “무역 혼란과 파운드화가 폭락해 메이 정권에 시련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가결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오는 14일 치러질 브렉시트 연기 표결이다. 시한 연기가 결정될 경우 메이 총리는 최종 결정권을 가진 EU에 시한 연장을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메이 총리와 의회, EU가 원하는 브렉시트 연기 시한에는 큰 차이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시점을 6월 말까지 2개월 연기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의원은 9개월에서 21개월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1일 “영국은 오는 5월 23일부터 시작되는 유럽의회 선거 전까지 브렉시트를 완료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유럽의회 선거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AFP는 2차 승인투표 결과를 보면 메이 총리가 패배한 것으로 보이지만 EU가 5월 말 유럽의회 선거 전까지 영국의 입장을 정하도록 촉구하는 것은 메이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렉시트 강경파 사이에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EU에서 탈퇴할 최선의 안이라는 사실을 점차 깨닫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면서 브렉시트 수정안 채택을 제안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새어나오는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은 현 상황에서는 높지 않다. AFP는 “브렉시트 지지파와 반대파가 2년 동안 찾지 못한 해결책이 갑자기 나올리 없다”며 “시한이 연기될 경우 그 기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가 최대의 수수께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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