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추락 사고가 이어진 보잉사의 ‘B737 맥스(Max) 8’ 운항중단을 명령할 근거가 없다며 끝까지 버티던 미국이 소비자 불안에 손을 들었다.

1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B737 맥스8과 B737 맥스9 운항중단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에디오피아 추락사고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B737 MAX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말하며 “미 교통당국과 연방항공청(FAA),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와의 논의를 거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운항중단 행정명령에 FAA은 B737 MAX 여객기 운항과 영공 내 비행을 금지하도록 항공 각사에 긴급 통보했다.

이어 “(사고) 현장에서 수집한 새로운 증거나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운항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중단 조치는 비행기록과 음성녹음 기록 등 추가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B737 맥스는 지난해 10월 29일 인도네시아에 이어 지난 10일에도 에티오피아에서 추락 사고를 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이에 중국·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운항중단을 결정했다. 

유럽과 중동은 물론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캐나다도 등을 돌리며 50여 개 항공사가 운항을 중단하거나 영공 통과 자체를 금지했지만 제조국인 미 FAA는 “B737-8 맥스는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기종”이라며 운항중단을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주요 외신은 두 건의 사고의 관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원인 조사를 주장하던 미국이 뒤늦게 운항중단에 동참한 것은 보잉기의 안전성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20개 항공사 승무원 5만 명이 가입돼 있는 승무원노조는 지난 12일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B737-8 맥스 운항을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의원 등도 FAA에 운항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미 항공사 중 가장 많은 34대의 B737 MAX를 보유하고 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운항이 중단되는 것은 보유 항공기의 5% 이하”라며 운항 스케줄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14대를 보유 중인 유나이티드항공도 비행 스케줄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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