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전경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의 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4일 오전 회의를 개최하고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이 제안한 배당,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제안에 모두 찬성키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두 회사의 2대 주주로, 지분율은 현대차 8.70%, 현대모비스 9.45% 수준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엘리엇의 과도한 요구로 최근까지 골머리를 앓았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등 총 6조원에 육박하는 과도한 배당을 요구하고 있다. 또 각사 사외이사 후보로 중국 전기차 업체 '카르마 오토모티브' CTO인 롤버트 알렌 크루즈, '발라드파워스시템' 로버트 랜달 맥귄 회장 등의 선임을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엘리엇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주식 1주당 4000원, 현대차 1주당 3000원 배당 제안에 동의했다.

사외이사 추천 후보에 대해서도 현대차가 제안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사내이사 선임, 현대모비스가 제안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도 회사측 제안에 찬성했다. 

아울러 엘리엇의 '이사 수 11인 이하로 변경' 정관 개정 제안에 대해 회사 규모, 사업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글로벌 양대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 역시 엘리엇의 주주 제안에 일찍이 반대를 권고한 상태다. ISS는 "엘리엇의 요구 수준이 향후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이나 공장 투자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고, 글래스 루이스 역시 "엘리엇 제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공식화 했다.

이밖에 국민연금은 기아자동차 주총에서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박한우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찬성키로 했다. 다만 남상구 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한전부지 매입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에 소홀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 결정을 내렸다. 국민연금은 기아차 지분율은 6.52%다.

효성 주총에서는 예상대로 손병두·박태호 사외이사 재신임 건과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에 대한 감사위원 선임 건에 반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이미 2차례 손병두·박태호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효성그룹 일가의 분식회계 사건이 발생한 2013~2014년부터 사내이사로 재직하면서 맡은 바 본부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은 효성 주식 10.03%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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