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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이 “제로페이”는 카카오페이처럼 민간기업이 만든 페이와는 달리,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하고 은행과 간편결제업체가 참여해 은행 계좌끼리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이다. 최근 주목도 높은 키워드인 '간편결제' 중 하나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를 0%로 낮춘, 그야말로 완전 판타스틱한 결제방법이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은 낮추고, 소비자의 혜택은 높이는 선순환 공유 플랫폼으로 소비자의 이용을 끌어낼 제로페이의 매력은 높은 소득 공제율인데 제로페이는 올해 사용 분부터 40%의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30%였던 소득공제율이 제로페이 사용시 연말에 소득공제가 10% 더 된다고 하니, 13월의 보너스를 기대하는 직장인이라면 안 쓸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 동안 연말정산 때 핵심 공제항목이었던 신용카드 소득 공제가 많은 우여곡절 끝에 일단 3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확정되었지만 앞으로의 축소는 기정 사실이다. 이로 인해 정부와 직장인, 자영업자간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 만약 카드 소득공제 페지시 연봉 5천만원 직장인이 40%의 소득 공제를 받으려면 제로페이를 연봉의 25%인 1250만원을 긁어야 이득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광고 내용을 따져보면 소득공제한도가 500만원이 상황을 가정하고 연소득 5천만원인 사람이 연간 2500만원을 신용카드 대신 제로페로 쓸 경우 신용카드보다 공제를 47만원 더 받는다고 하는데 말이 2500만원이지 현실적으로 솔직히 쉽지 않은 과대 광고이다.

더군다나 이 제로페이는 ‘체크카드’ 같은 결제 시스템이어서 통장에 잔고가 없으면 결제가 안되고 신용카드처럼 할부도 불가능해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불편함이 있고, 사용 구간에도 제한이 따르는데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써서는 안되고 소상공인 점포에서만 가능하다. 가게 앞에 ‘여기가 소상공인 점포다’ 라고 표시를 해둔 것도 아니어서 소비자들이 알고 찾기는 어렵다. 또, 찾는다 해도 작은 점포에서 월 평균200만원 이상 지출하는 것도 힘들고, 실행했다 하더라도 현 법체계로는 서울시 계산법인 소득공제 한도 500만원과는 다르게 300만원이어서 47만원을 더 받으려면 법 또한 개정해야 해서 고치며 헤쳐나가야 할 길이 산 넘어 산이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제로페이의 유일한 혜택은 소득공제 40%인데 이렇게 앞 뒤가 맞지 않은 정책에 아쉽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요즘 많은 보도를 통해 이 제로페이의 부끄러운 성적표가 공개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호응도도 엉망이고, 서울 소상공인 점포 66만개 가운데 7%만 가맹점으로 등록, 1월 한 달간 제로페이 쓴 금액은 2억원정도로 결국 가맹점당 제로페이 결제는 고작 4,300원으로 누가 봐도 아직까지는 실패란 얘기.

이런 꽝페이를 홍보하기 위해 서울시는 작년 30억원, 올해 38억원, 중소벤처기업부는 작년에 20억원, 올해 60억원 예산을 잡아놓고 작년 것들은 이미 다 집행했다고 하니 바보국민이 아닌 이상 이런 제로페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분분할 수 밖에 없다. 

어쨌거나 제로페이의 안착을 위한 열쇠는 소비자가 쥐고 있다. 신용카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제로페이 소비자로 끌어오려면 “착한 소비”에만 호소하기보다는 신용카드처럼 실제 사용했을 때 얻어지는 혜택들이 많아져야 이용자수를 늘릴 수 있고 정책 효과고 높아질 것이다. 

예전에 정부가 세원 확보를 위해 모든 업소에 신용카드 결제를 의무화하고 소득공제 등 전폭적인지원을 해준 덕분에 신용카드는 비약적으로 성공 할 수 있었다. 이런 성장 뒷 배경을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는 대표적인 “관제 페이”다. 새롭게 선보인 제로페이가 또 하나의 관제페이로 낙인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강제적인 “의무화” 보다는 이미 많이 노출된 문제점들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거둬 들일 수 있는 정부의 착한 지원과 많은 민간은행의 자발적인 참여, 또 소비자의 적극적인 이용이 답이 될 것이다. 

또, 최저임금 인상 탓에 너무 힘들어진 중소상공인들의 상생을 위해서 사용자 규모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소득 공제제도의 파격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사람들이 잘 쓰지 않으면 그 가치와 효과를 기대 할 수 없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이치다.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해 만든 이 제로 페이…소상공인 입장에서는 가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소비자들에게는 소득공제율 등 혜택이 실감나지 않으니 활성화도 어렵다. 혜택이 적으니 가맹점이 늘어날 리 없고 전국 신용카드 가맹점 가운데 영세 중소상인 비중이 80%가 넘는 현실에 소상공인으로 가맹점을 한정한 것도 문제라 하겠다. 뜻은 좋으나 양쪽 모두에게 별로 도움되지 않는 인기제로 페이.

제로페이는 아직 보완해 가야 할 것들이 많다. 소상공인에 대한 부담경감과 시장 활성화라는 목표 자체는 좋다. 다만 이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결제 생태계’에 대한 고민도 더 해야 할 것이고. 오프라인 간편 결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제 인프라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또 오프라인 상점 등 현장에서 서비스 지원과 영업을 역할을 맡을 동인이 없는 것 또한 아쉽다.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결국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데 좀 더 소비자의 흥미를 확 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의 모색이 절실하다. 

이 제로페이 서비스가 어쨌거나 초심을 잃지 않고 나중에 웃으며 지난 얘기 할 수 있는 오늘날  방탄소년단 같은 페이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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