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총기 테러 사건을 애도하며 17일 호주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뉴질랜드산 나무 고사리 형상을 투영하고 있다 / 사진=AFP 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남부 크라이스트처치 총기난사 테러 사망자 수가 50명으로 늘었다. 뉴질랜드 정부는 총기 규제를 강화하겠다며 일단 신원이 확인된 시신 인도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질랜드 경찰은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모스크) 총기난사 사건 현장에서 시신 한 구가 추가로 발견되며 17일 현재 사망자 수가 50명, 부상자도 50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부상자 가운데 중태인 환자가 있어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마이크 부시 뉴질랜드 경찰국장은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에 입원 중인 34명 중 12명이 중태이며 오클랜드 병원으로 이송된 4세 여아도 여전히 중태”라고 덧붙였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범행이 페이스북 라이브 스트리밍(영상 생중계) 기능을 통해 생중계된 것과 관련 “페이스북 측과 직접 이 문제(기능 차단)를 논의하겠다”며 “총기법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번 총기 테러 용의자로 기소된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는 범행 당시 반자동총 2정을 포함해 모두 5정의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아던 총리는 용의자가 지난 2017년 11월 뉴질랜드에서 총기 면허를 취득한 후 12월에 구입하기 시작했다며 총기 규제를 강화한다고 표명했다.

뉴질랜드는 치안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냥 등의 목적으로 총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총기 보유율이 높다. 16세 이상이면 총기 허가증을 따고 총을 구입할 수 있어 총기 소지도 비교적 쉽다. 

문제는 구입 후 총기 등록제도가 없어 총기 보유 실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호주 시드니대학 조사를 인용해 뉴질랜드의 총기 보유량이 2017년 기준 150만정으로 추정된다며 2005년 대비 60% 늘어난 수치라고 전했다. 신문은 100명 중 33명이 총기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라며 호주의 13명, 영국의 5명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총기 규제를 강화 방침과 함께 신원이 확인된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해외 검시관을 포함해 약 70명 이상이 시신의 신원 확인에 나서고 있다면서 오는 20일까지 모든 인도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3세 아이부터 77세 노인까지 수많은 생명이 희생된 가운데 외국인 희생자도 다수 발생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외국인 희생자는 8개국 28명으로 뉴질랜드 정부가 집계한 파키스탄인 9명, 이집트인 4명, 요르단인 4명, 방글라데시인 3명, 인도네시아인 1명과 뉴질랜드 거주 각국 주민단체가 사망을 확인한 소말리아 출신 4명, 아프가니스탄 출신 2명, 1명의 시리아 출신 피난민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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