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21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글로벌 혁신' 의지를 밝히고 있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디지털'과 '글로벌'이라는 양 날개를 달고 '소통'과 '배려'로 힘차게 나아가 직원과 손님이 모두 행복해 할 수 있는 KEB하나은행을 만들겠습니다."

지성규(사진) 신임 하나은행장은 21일 취임식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KEB하나은행의 장기 비전과 개인의 경영 철학에 대해 이같이 요약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전략으로는 첫째,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KEB하나은행을 '빅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모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 신임 행장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경계가 해체된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구조적 혁신으로 디지털 전환은 숙명과도 같다"며 "누구의 도움이나 사용설명서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한 최고 수준의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구축해 모바일뱅킹도 하나가 최고라는 찬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글로벌과 관련해서는 "현지 우수 인력 채용과 심사 및 리스크 관리 확대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현지화를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 행장은 "국내 시장은 극심한 경쟁으로 제로섬(zero-sum) 게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수익을 끌어올려 성장 모멘텀을 만드는 은행만이 치열한 경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라인'과의 협업처럼 (금융/비금융) 업종 불문 현지 밀착형 협업 확대를 통해 해외 사업 을 확장하고 궁극적으로는 세계적 수준의 은행으로 도약해 나가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주목하는 시장으로 신남방을 언급하며 "아세안(ASEAN) 중심인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그리고 아세안에 근접하면서 '미래의 중국시장'이라고 하는 인도에 본격 진출하고자 한다"며 "10년 전 중국에서 가장 앞서 나가면서 했던 일들을 한국계 은행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외환은행 통합 출범 이후 두 번째 행장으로, '완전한 통합'이라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외형적, 형식적 PMI(기업인수 후 통합관리)는 통합 은행 초대 행장인 전임 함영주 행장이 거의 완성해놓은 상태로, 양측 노조위원장만 통합하면 외형상으로는 완벽한 PMI가 완성된다"며 "정서적 PMI는 통합 은행 2대 행장인 저에게 중요한 미션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하나의 공동 목표(디지털과 글로벌 혁신)를 가지고 나아갈 때 정서적 PMI는 자연히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며 "PMI는 통상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의지를 가지고 소통과 배려로 풀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 행장은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한 중요한 시기에 행장직을 맡게 돼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소감을 전하며 그룹 차원의 '손님행복은행' 기조를 계승,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 행장은 "손님의 불편사항은 직접 듣고 고쳐나가겠다"면서 "손님 한분한분이 KEB하나은행의 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1일 을지로 KEB하나은행 신축 본점 1층 로비에서 진행된 KEB하나은행장 이취임식에서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사진 왼쪽)과 함영주 전임 KEB하나은행장(사진 오른쪽)이 은행 깃발을 함께 들고 힘차게 흔들고 있다. &nbsp;&nbsp;<br>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1. 하나은행의 장기적 비전과 개인의 경영 철학은.
 

그룹의 비전과 같다. 신뢰받는 글로벌 은행으로 나아가는 게 장기적 비전이다. 경영 철학은 장기적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과 글로벌이라는 양 날개를 달고 끊임 없는 혁신을 추구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런 철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조직의 안정이 필요할 것이다. 조직 안정은 또다시 소통과 배려라는 두바퀴를 땅에 붙이고 나아가도록 하겠다. 직원과 손님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

2. 통합 출범 이후 초대은행장인 함영주 전임 행장이 기반을 닦는 역할을 했다면, 지 행장의 역할을 또 다를 것이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둘 계획인지.

함영주 전임 행장이 통합 이후 초대은행장으로서 힘든 환경 속에서 많은 것을 이뤄냈다. 함 행장이 잘 닦아놓은 기반 위해 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거다. 디지털 전환을 제대로 해서 KEB하나은행을 빅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도약시키겠다. 그리고 해외의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에 집중해 국내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해외에서 해결하는, 그래서 국내와 해외 경쟁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자 한다.

3. 시중은행장 중 가장 어리다. 어떤 세대교체를 이뤄내고자 하는가.

사실 그렇게 어리진 않다(웃음). 중국에서 근무할 당시 50대 초반에 39세 행장을 모시고 일해봤다. 나이라는 건 육체적이 연령이 중요한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얼마나 젊은 생각과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생각(글로벌·디지털 혁신)을 통해 세대교체를 이루겠다.

4. KEB하나은행은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손님 입장에서 손님 중심의 데이터 기반으로 한 정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GLN'이다. GLN을 통하면 여러 포인트를 하나로 모아 전세계에서 마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하고 예금받는 은행에서 완전히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글로벌에 전파하는 정보 회사로 거듭나는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그리고 ICT 기업이나 SNS 기업 등 완전 이종사업간 협업과 융합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 '라인'과의 합작은 기존 은행들이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통상적으로 해외에서는 리테일 뱅킹이 성공하기 힘들다. 우리는 ICT 기술, 디지털 전환을 통해 물리적 기반 없이도 리테일뱅킹의 새 시장을 열려는 것이다.

5. 자산 및 리스크 관리 전략은?

리스크 부분은 은행산업이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 중 하나다. 그동안 은행산업은 크레딧 코스트가 내려가면서(기업의 부도 위험이 줄어들면서) 나름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리스크 관련 크레딧 비용은 주기성을 가진다. 내려간 만큼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인데, 우리는 그 시점을 올 하반기부터 내년 연말까지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KEB하나은행은 소호(SOHO)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중심의 리스크 관리를 진행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왔다. 가계여신 역시 계속해서 시나리오별로 챙기고 있다.

6. 올해 초 옛 하나-외환은행의 인사·임금·복지 통합에 성공했다. 하지만 완전한 통합은 아니라는 갑론을박이 있다.

PMI는 통상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통합 은행의 초대 행장인 함영주 전임 행장이 터전을 많이 닦아놨다. 형식적 PMI는 거의 완성됐다. 양 노조위원장이 한 노조위원장으로 되면 외형상 PMI는 완벽하게 끝난다. 다만 정서적 PMI는 통합 은행 2대 은행장인 저에게 주어진 중요한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공동의 명확한 목표(글로벌과 디지털 혁신)를 향해 나아갈 때 정서적 통합은 자연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 그 외 문제들은 배려와 소통으로 풀어내려고 한다. 그 부분은 이미 시작했다. 어제 저녁 직급과 관계없이 모여 얘기를 하며 나름 해결점을 찾았다. 공동 목표와 소통, 배려를 가지고 간다면 우리 KEB하나은행은 정서적 통합, 진정한 PMI를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7. 해외 시장 중 중국, 인도네이사 외 중점적으로 보는 시장이 있는지.

중국과 인도네이사 시장은 이미 성숙된 시장이다. 그동안 투자해 놓은 걸 어떻게 협업하고 융합으로 승화시킬 건지 계속 고민할 예정이다. 가시적 결과는 올해와 내년에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새 시장은 당연히 신남방이다. 아세안(ASEAN) 중심인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그리고 아세안에 근접하면서 '미래의 중국시장'이라고 하는 인도에 본격 진출하고자 한다. 10년 전 중국에서 가장 앞서 나가면서 했던 일들을 한국계 은행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진행하도록 할 것이다.

8. KEB하나은행이 투자한 중국민생투자그룹의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은행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 정부의 효율성이다. 정부가 방향을 정하면 한국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이 이뤄진다. 그런 차원에서 중국민생투자그룹의 경우에도 중국 정부가 지원의사를 명확히 했고, 중국 내 수출입은행 등이 주가 돼 유동성 지원을 단기간 하기로 결정됐다. 유동성 문제는 곧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9. 과거 하나금융은 금융감독원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어떻게 관계 개선할 계획인지.

갈등은 없다. 금감원에는 오는 25일 함영주 전임 행장과 방문하기로 했다. 굉장히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한국의 금융산업, 은행산업 발전을 위해 감독당국과 감독을 받는 금융기관은 서로 소통하면서 역지사지 하는 게 필요하다. 그 부분에 최선을 다해 대외적으로 문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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